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신당 창당 선언과 관련해 자신에게 정치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머스크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제3정당은 나에게 항상 좋았다”며 “공화당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그랬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지난 대선에서 녹색당 등 제3 정당이 진보 진영의 표를 일부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머스크의 신당 창당 선언이 나온 직후에는 “터무니없는 일”(ridiculous)이라며 “완전히 탈선했다”(completely off the rails)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머스크의 신당 창당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을 깎아내리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올 초 주도한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 기관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OGE의 대규모 인력 감원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도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내가 했다면 아마도 조금은 다르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미 의회에서 최종 통과된 직후 엑스(X)에서 신당 창당에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벌였고, 다음날엔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선언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후 구체적인 창당 절차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OBBBA 법안이 불러올 재정 적자 확대 문제를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연달아 올렸다.
머스크는 이날 오전 올린 글에서 “그들(미 법무부)은 엡스타인 고객 리스트에 있는 누구도 기소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심각하게 망가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트럼프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라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