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석우 기자]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키움은 김연주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감보아가 엄지척을 하고 있다. 2025.06.03 / [email protected]
알렉 감보아 SNS 캡처
[OSEN=부산, 조형래 기자]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이런 세계가 있을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매일 생계를 고민하고, 야구장에서 언제 마운드에 올라갈 지 몰랐던 마이너리거가 이제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 외국인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BO는 8일, 감보아를 6월 월간 MVP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롯데 선수로는 2023년 4월 나균안 이후 처음이다. 시즌 도중 합류한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2023년 8월, KT 윌리엄 쿠에바스 이후 두 번째다.
감보아의 6월 한 달 간 성적을 보면 수상이 당연했고 또 압도적인 득표를 얻었다. 6월 첫 등판이었던 3일 키움전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시작으로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31⅓이닝 6자책점)의 기록을 남겼다.
감보아는 기자단 투표 35표 중 30표를 얻었고 팬투표에서도 42만 9664표 중 10만 5152표를 얻어 총점 55.09점으로 KIA 전상현(기자단 투표 1표, 팬 투표 21만 1595표, 총점 26.05점)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수상 발표 직후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감보아는 “정말 기분 좋고 또 영광이다. 기자분들이 이렇게 많이 투표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은 표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설명했다.왼쪽 어깨 견갑하근 손상 진단을 받은 롯데의 장수 외인, 찰리 반즈를 대신해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감보아는 데뷔전 호된 신고식을 펼쳤다. 5월 27일 대구 삼성전 4⅔이닝 5피안타 1볼넷 2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주자가 있을 때 허리를 수그리는 ‘폴더 인사’ 루틴이 간파 당하며 삼중 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제대로 각성했고 KBO리그를 지배하는 외국인 투수가 됐다.
최고 158km의 강속구가 높은 타점에서, 그리고 많은 회전을 머금고 타자에게 온다. 수직 무브먼트가 리그 최상위권이다. 알고도 못 치는 감보아의 공들이다. 스태미너 역시 대단하다. 6~7회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할 때도 150km 중후반대의 공을 뿌리면서 이닝이터 에이스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감보아는 빠르게 한국 무대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원래 새로운 곳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 편이다”라면서 “KBO 공인구가 손에 잘 맞는 게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적응을 빠르게 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쓰는 공인구보다 KBO 공인구가 좀 더 손에 잘 달라 붙는 편이고 솔기 역시 도드라져 있다. 감보아는 그 덕에 강속구에 제구까지 겸비한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LG는 임찬규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감보아가 5회초 2사 만루 LG 트윈스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5.07.02 / [email protected]
감보아는 2019년 드래프트 전체 9라운드로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고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면서 유망주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올해 초, 팜시스템 랭킹에서 ESPN은 1위, MLB파이프라인 4위에 해당할 정도로 유망주들도 쟁쟁한 팀이었다.
다저스에서 감보아는 수많은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그 역시도 “다저스 로스터는 빡빡하다. 틈을 깨고 나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다저스 마이너리거였을 때는 야구장에 출근을 해도 내가 오늘 어떤 역할을 맡을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출근했을 때 즉흥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는지 통보를 받았다”고 되돌아봤다. 매일 매일 보직이 달라졌다. 입지와 신분도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마이너리거의 열악한 주머니 사정도 따라왔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겨울, 감보아는 자신의 SNS에 세차 아르바이트를 위한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지면서 현실적인 문제와도 맞닥뜨리고 있었다. 그는 “금전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형들하고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었는데, 나 역시도 수입이 필요했다. 그래서 세차를 통해서 돈을 벌고자 했었다. 세차 하는 것 자체도 또 좋아한다”라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보직과 입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롯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선발 투수로서 대우 받고 있고 에이스로 대접 받고 있다.
그는 “이렇게 제대로 된 선발 루틴을 갖고 6일에 한 번 씩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이제는 확실한 루틴을 갖고 로테이션을 돌 수 있기 때문에 몸 관리도 제대로 받을 수 있어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 같다”라면서 “그래서 나에게 선발 역할을 부여해 준 롯데 자이언츠에 정말 감사하다. 그 전에 있었던 팀보다 훨씬 더 좋은 역할을 받았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라며 거듭 롯데 구단에 고마움을 전했다.
감보아의 인생을 바꿔 놓은 롯데행이다. 이제 감보아는 롯데의 포스트시즌을 위해 후반기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왼팔 전완부 근육 뭉침 증세로 전반기는 마무리 했지만 모두가 더 압도적일 후반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스로도 “올스타 휴식기 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후반기에는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몸 상태를 관리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키움은 김연주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감보아가 역투하고 있다. 2025.06.03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