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2년 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다음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8일(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퇴장 결정을 내리면서 사우디 클럽들이 그의 영입을 선호하고 있다. 그는 올여름 북런던을 떠나 사우디로 향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10년 만에 토트넘과 작별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토트넘의 전설이며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트로피를 위해 남았다. 그 결정은 토트넘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헌신을 받았다. 그러나 모든 좋은 일은 끝나야 하며 결국 손흥민이 떠나게 될 때 팬들의 눈엔 눈물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손흥민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가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손흥민 역시 지난달 A매치를 마친 뒤 "나도 (미래가) 궁금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2년 전 사우디 이적설을 단호히 부인했던 태도와는 분명히 달랐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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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 시즌 공식전 46경기에서 11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에이징 커브와 부상 등으로 예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리그에서 8시즌 연속 이어오던 두 자릿수 득점 기록도 끊기며 세대 교체론에 힘이 실렸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17년 만에 무관에서 탈출하면서 손흥민에게는 '아름다운 작별'의 타이밍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첫 메이저 우승을 이뤄낸 시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나는 그림이 적절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새로 부임한 점도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TBR 풋볼'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영웅으로서 팀을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레들리 킹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이다.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북런던을 떠나는 걸로 최고의 엔딩을 맞이해야 한다. 그는 전설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라고 평가했다.
토트넘도 손흥민과 작별에 열려 있다.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며, 적절한 제안이 오면 이적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 역시 손흥민과 함께 일할 의향은 있지만, 그의 이적을 막지 않을 생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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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로는 사우디와 미국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사우디는 2년 전부터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 영입을 추진해 왔다.
올여름도 마찬가지다. '토크 스포츠'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가 손흥민을 품기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43억 원) 3년 연봉 총 9000만 유로(약 1447억 원)를 준비했다. 토트넘에도 손흥민에게도 거부하기 힘든 금액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설도 급부상했다. 최근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와 작별한 로스엔젤레스(LA)FC가 손흥민 영입을 추진했다. 미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이자, 최근 축구 시장이 급성장한 국가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마지막 월드컵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면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대답은 거절이었다. 영국 '미러'는 "손흥민은 이적에 열려 있지만, 서두르기보단 적절한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그가 MLS 축구를 합리적인 이적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AFC의 제안은 거절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 선' 역시 "손흥민은 이적에 열려있음에도 MLS행을 거절했다. 현재로서는 그가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적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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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손흥민의 사우디행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이 LAFC를 거절한 뒤 사우디가 그의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는 올여름 LAFC 이적을 거절할 예정이지만, 사우디 클럽들의 관심은 여전하다"라고 짚었다. '스카이 벳' 역시 손흥민이 사우디 프로 리그에 합류할 확률을 4/9로 책정했다.
매체는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한 시즌 더 머물러야 할지 말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지난 몇 시즌간 퇴보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벤치의 자산이 될 수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 레비 회장은 토트넘에 헌신해 온 손흥민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게 둘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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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이적이 2007년생 마이키 무어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현재 무어는 출전 시간 부족으로 새로운 도전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포함해 50경기 이상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손흥민이 떠난다면 최고 유망주인 무어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 뉴스는 "팬들은 손흥민의 이적을 보고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무어를 적어도 한 시즌 더 머물도록 설득함으로써 구단의 지속적인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일단 손흥민의 거취는 프랭크 감독과 논의를 마친 뒤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감독이 그를 주전 자원으로 활용할지 혹은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할지 계획에 따라 손흥민의 마음도 바뀔 수 있다. 다만 토트넘은 올여름 홍콩과 한국을 방문해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를 치르기에 손흥민은 최소한 8월 초까지는 팀과 함께할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