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관세, 미국 제조업에 타격"…정제구리 절반이 수입산
구리 가격 13% 급등…2월 관세 부과 시사 후 27% 올라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구리에 대한 50% 관세 부과가 수입산 정제 구리에 의존하는 미국 공장들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건설·정보기술(IT) 분야 핵심 재료인 구리는 철과 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금속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CG)에 따르면 미국은 매년 소비하는 정제 구리의 절반 가량을 국내에서 생산한다. 나머지 약 100만t을 수입하는데 90% 이상이 칠레산, 캐나다산. 페루산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3.1% 급등했다. 하루 상승률 기준으로 1989년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구리 선물 가격은 이미 꾸준한 오름세를 탔다. 지난 2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위한 사실상의 사전 절차로 구리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한 이후 지금까지 27% 올랐다.
관세 부과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구매자들의 경쟁으로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 제조업체가 세계 다른 지역 경쟁사들보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구리 선물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가격보다 25%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미국 구리 구매업체들은 이미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위협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미국 제조업을 부활하고 중국의 지배력을 막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목표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온 것이다.
미국 최대 구리 수입업체인 사우스와이어 컴퍼니는 지난 4월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서면 의견서에서 "구리음극(copper cathode) 수입에 대한 여하한 제한 조치도 결국 구리 공급을 중국으로 전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국의 구리 생산업체들은 단기 및 중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의 구리 생산이 공급 부족을 메울 만큼 매우 빠르게 증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는 무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러트닉 하워드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리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넘겼다"며 구리 관세는 7월 말이나 8월 1일에 발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에는 비록 가격이 급등했지만,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구리 수출 업체들이 가격 상승세를 활용해 미국에 기록적인 규모를 수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뉴욕상품거래소 창고에 보관된 구리 양은 런던금속거래소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가 관리하는 창고들에 보관된 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관세율은 5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정제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구리 정제 공장에 공급되는 구리 광물의 대부분은 다른 지역, 특히 남미에서 채굴된다. 칠레와 페루는 지난해 전 세계 구리 광물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채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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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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