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한광 41호 훈련 오늘 개시…中 회색지대 공격 대비 초점
中국방부 "대만독립 주장하려는 허세…모든 분리주의 분쇄할 것"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군이 9일 새벽부터 중국군의 2027년 무력 침공을 상정한 9박 10일간의 연례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대만언론이 보도했다.
18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한광 41호 훈련'은 적의 회색지대 침입에 대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대만중앙통신사(CNA)가 전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실제 무력 충돌·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로 안보 목표를 이루려는 군사 행동을 말하며, 중국군은 대만 주변 해상에서 다양한 회색지대 전술로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실제 중국은 한광 41호 훈련 개시 사흘 전인 지난 6일 대만해협을 남북으로 연결한 M503 노선의 북쪽 가로 노선인 W121 항로를 본격적으로 열어 대만을 자극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약 7.8㎞ 떨어진 M503 항로와 이를 푸저우시·샤먼시와 가로로 연결한 W122·W123 항로에 이어 마지막으로 둥산시와 연결한 W121 항로를 본격 운항토록 조처한 것이다.
중국은 이 항로들로 군용기들을 보낸다면 대만이 순식간에 공격 사정권에 놓인다는 점을 부각해 안보 불안을 부추기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만군은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의 회색지대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으로 육·해·공군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고 대만언론은 전했다.
1984년부터 매년 실시돼온 한광훈련은 중국군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대만군의 격퇴 능력과 방어력을 점검하기 위한 훈련이다. 올해 한광 41호 훈련은 2월 고위급 간부 대상 워게임, 4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지휘소 훈련(CPX)에 이어 이번 실병력 동원 야외기동 훈련 등 3단계로 실시된다.
국제사회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 집권'이 종료돼 추가 집권 여부를 결정할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만 내에서도 이 같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게 현실이다.
CNA는 이전엔 한광훈련 기간이 4박5일이어서 주로 비상 작전과 방공 및 합동 요격 작전 훈련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졌으나, 9박 10일로 연장되면서 실전 상황을 염두에 둔 다양한 훈련과 회색지대 도발 대처 훈련이 강도 높게 치러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관영 신화통신, 글로벌타임스 등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방부의 장 빈 대변인은 "'회색지대 교란 대응', '회복력 있는 방어' 등에 초점을 맞춘 군사훈련에 상당량의 미군 무기가 동원될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대만독립'을 주장하려는 허세이자 자기기만 술책에 불과하다"고 대응했다.
장 대변인은 "어떤 주제를 동원하든, 어떤 무기를 쓰든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 독립에 단호하게 대응해 모든 분리주의 시도를 분쇄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