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부인 브리지트 여사에게 얼굴을 얻어맞는 듯한 장면으로 불거진 ‘부부싸움’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또다시 불화설에 휩싸였다.
8일(현지시간) 피플·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을 국빈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이 브리지트 여사로부터 에스코트를 무시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이날부터 3일간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마크롱 부부는 런던에 위치한 노솔트 왕립 공군 기지에 도착했고,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비행기에서 내려온 마크롱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를 에스코트하기 위해 오른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손을 쳐다도 보지 않고 혼자 난간을 잡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색하게 손을 거뒀다.
이후 마크롱 부부는 영국 왕세자 부부와 인사를 나눈 뒤 의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브리지트 여사는 의전 차량 안에서도 냉담한 반응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장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의전 차 안에서도 두 사람의 분위기는 차가워 보였다”며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 옆에 앉아 휴대전화만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브리지트 여사가 마크롱을 거부하고 심지어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다.
다만 마중 나온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함께 윈저성에 도착해서는 브리지트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이 내민 손을 거부하지 않았고 팔짱을 낀 채 입장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맞고 사는' 마크롱 논란이 있었다.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섰던 마크롱 대통령은 5월 25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전용기에서 내리기 직전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에는 빨간 소매의 누군가의 두 손이 날아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뒤로 밀리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뒤늦게 문이 열린 것을 의식한 마크롱 대통령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전용기 밖으로 걸어 나왔다. 뒤이어 브리지트 여사가 내렸는데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밀었을 때 보였던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
이후 전용기 계단을 내려올 때도 마크롱 대통령은 브리지트 여사를 향해 자신의 팔을 잡으라는 듯 내밀었지만, 브리지트 여사는 이를 무시한 채 난간을 잡았다.
이 영상이 확산하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부부 싸움을 했다거나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맞고 사는 남편’ ‘맞고 사는 학생’ 등과 같은 마크롱 대통령을 조롱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추측이 난무하자 “아내와 장난을 쳤을 뿐”이라며 “영상 하나로 온갖 터무니없는 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측근들도 “루머가 러시아에서 시작됐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한 고의적인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자신보다 24세 연상인 고교 은사이자 친구 어머니 브리지트와 결혼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에 따른 사흘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 정상이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다. 최근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었다.
2023년 9월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가 프랑스를 사흘간 국빈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의미도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 의회 건물인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영국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양국이 미국과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리스크를 없애야 할 것”이라며 미ㆍ중에 대한 무역 의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에 대해선 “우리가 깊이 유감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존중하는 결정”이라며 영국과 프랑스 간 교역이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양자 협력 관계가 여전히 가깝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기술 협력과 학생과 연구원, 예술가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민에 대해서는 양국이 “불법 이민을 인도주의, 연대, 확고함으로 해결할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