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의 입지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시즌을 통틀어 수차례의 실책으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레버쿠젠 무패 우승의 핵심 조나단 타가 입단 직후부터 완전히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김민재의 거취에 대한 정리 작업이 사실상 시작된 분위기다.
뮌헨은 이번 비시즌 이적 시장에서 분데스리가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던 조나단 타(29)를 전격 영입했다. 레버쿠젠의 무패 우승을 이끈 핵심 자원인 타는 뮌헨 입단과 동시에 클럽 월드컵 5경기 전 경기 선발 풀타임 출전이라는 성적표를 들고 주전 자리를 굳혔다.
반면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대회 전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명단엔 이름을 올렸지만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하며 구단의 신뢰에서 멀어진 모습을 보였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키커’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분데스리가 센터백 랭킹에서 조나단 타를 1위로 선정했다. 이어 레버쿠젠 동료 피에로 잉카피에가 2위, 김민재의 파트너 우파메카노가 3위를 차지했다. 당시 김민재는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월드클래스’가 아닌 ‘인터내셔널 클래스’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독일 외 지역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였지만, 월드클래스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상황은 더 악화됐다. 챔피언스리그 인터 밀란전에서의 실수가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이탈리아 강호에게 일격을 당하며 뮌헨은 조기에 유럽 무대에서 탈락했다. 김민재는 곧장 책임론의 중심에 섰다. 수비진 줄부상 속에서도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우승을 위해 희생했던 기여도는 조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이 모두 끝난 2024-25 최종 랭킹에서 김민재는 결국 이름을 지우게 됐다. ‘키커’는 21위까지 이어지는 내셔널 클래스 리스트에서도 김민재를 제외했다. 사실상 분데스리가 주전급 수비수로서의 경쟁력조차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반대로 타는 2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프랑크푸르트의 로빈 코호, 프라이부르크의 마티아스 긴터, 그리고 레버쿠젠의 잉카피에가 3~5위권을 형성하며 명단 상단에 자리했다.
뮌헨의 내부 기류도 달라졌다. 구단의 기술 이사 막스 에베를은 “김민재는 클럽월드컵 이후 이적 가능성을 타진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 발언을 내놓았다. 사실상 정리 수순을 예고한 발언이다.
현재 김민재를 향한 관심은 적지 않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물론이고, 파리 생제르맹(PSG)과 사우디 아라비아 클럽들까지 영입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하지만 그의 시장 가치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매체 ‘더 월드’는 김민재의 상황을 더 냉정하게 바라봤다. 이 매체는 “한때 분데스리가 수비 랭킹 6위였던 김민재가 이제는 완전히 리스트에서 밀려났다”며 “기량 저하, 반복되는 실수, 그리고 클럽월드컵 전경기 결장까지 겹치며 랭킹 외로 밀려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민재 개인에게도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경기력과 정신적으로 모두 흔들린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타를 다음 시즌 핵심 수비수로 낙점한 상태다. 김민재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유럽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혹은 사우디의 막대한 자본을 선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