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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인 농지 구매 막는다…"농업 스파이, 식량안보 위협"

중앙일보

2025.07.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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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롤린스 미국 농림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 위협으로부터 미국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인의 미국 농지 구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룩 롤린스 미 농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우려국가 국민이 미국 농지를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각 주(州)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롤린스 장관은 "미국의 농장들이 범죄자와 정적들, 적대적인 정권으로부터 오는 위협에 놓여 있다"며 "외국의 적대 세력이 우리 땅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등도 참석해 발언했다. 이들은 중국인이 소유한 농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기존에 구매한 농지를 회수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농지를 이용해 스파이 행위를 하거나 미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지난 2013년 중국의 한 농업 회사가 미국의 식품 대기업이었던 몬산토의 시험 재배지에서 옥수수 씨앗을 훔치려다가 발각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농지는 2023년 기준 약 4500만 에이커(약 18만2000㎢)로 전체의 약 3.5%에 달한다. 이중 중국계 기업들은 로스엔젤레스(LA) 면적에 맞먹는 약 30만 에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각료회의 중 롤린스 장관이 중국 소유의 농지가 표시된 미국 지도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농지 소유주는 대부분 기업으로 이중 중국인이 소유한 유명 기업들도 많다. 미국 내 수백개의 돼지농장을 두고 있는 스미스필드는 중국 돼지고기 기업 WH그룹이 지분의 과반을 갖고 있다. 미 최대 살충제 업체인 신젠타는 중국 국영기업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자회사다.

이들 기업은 중국에 본사를 둔 소유주들이 미국 농가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며 반발했다. 스미스필드는 지난해에만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농지의 약 3분의 1을 팔아치웠다. 신젠타도 2년 전 아칸소주 정부가 농지 매각을 명령한 이후 농장을 팔았다고 밝혔다.

각 주 차원에서도 중국의 투자나 소유권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지난해 노스다코타주의 그랜드포크스시는 미 공군기지 인근에 중국인이 옥수수 공장 건설에 나서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시켰다.

중국은 미국의 우려가 과장됐다고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미국 농업 투자가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창출했다"며 "중국 투자를 정치화하는 것은 미국 시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장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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