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中도매시장 스테이블코인 결제?…현장선 "금시초문"
실제 도입 가능성·한계점 논의 촉발…홍콩, 관련 조례 내달 발효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세계 최대 도매시장인 중국 저장성 이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장 상인과 바이어 등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해도는 소문과 달리 아직 현저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를 계기로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현실화할 경우 발생할 효과와 한계 등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는 분위기다.
9일 21세기경제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우 시장의 상인들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받아 수수료를 아끼고 있다는 내용이 널리 퍼졌다.
여기에 2023년 이우 시장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금흐름이 100억달러(약 13조7천억원)에 달했다고 분석한 중국 화타이증권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더욱 주목 받았다.
이우 시장은 640만㎡ 규모 면적에 연간 해외 바이어 56만명이 찾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다. 이우 시장에서 팔려나가는 210만종의 상품은 전세계 233개국으로 수출된다.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며 실제 결제 사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이러한 소문이 급속히 퍼지자 현지 매체들은 적극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나 금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이우 시장과 같은 무역 거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활성화한다면 글로벌 결제 수단 변화와 관련해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일단 이우 시장 상인들 대부분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기존의 유명한 암호화폐도 아닌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이우 시장의 의류·액세서리 판매상인 리씨는 "우리 가게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계좌 송금에 의존해 거래한다"면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을 본 적도 없고, 관련 장비나 시스템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우 시장 고객들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한 바이어는 "스테이블코인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도 못 들어봤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거래 등의 수단으로만 쓰이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전통적인 화폐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아직은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통해 수수료 등의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거래 내역을 증명해야 하거나 세금 환급 등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결제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자금 세탁에 이용되거나 계좌가 동결되는 등의 위험 부담을 상인과 바이어 모두 굳이 감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조례가 오는 8월 발효될 예정이다.
앞서 크리스토퍼 후이 홍콩 재경사무국고 장관은 지난 7일 "연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목표"라면서 "조례가 발효된 후 발행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인 중국 앤트그룹은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 인터내셔널을 통해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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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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