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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영장심사'에 열린 무더위 속 집회…경찰 2700명 배치

중앙일보

2025.07.08 23:25 2025.07.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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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34도를 웃돈 9일 오후 2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신혜연 기자.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선 지지자 수백명이 모여 구속 반대 집회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 1월 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같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력 2700명을 투입하고 집회 지역 인근을 차 벽으로 둘러쌌다.

서울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9일 정오부터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는 서울중앙지법 인근 정곡빌딩 앞에 집회 신고서를 내고 윤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는 집회를 벌였다. 100여 명의 집회 참석자들은 ‘이재명 구속’이란 글자가 적힌 빨간 머리띠를 노란 챙 모자 위에 두르고 선글라스와 양산을 든 채 자리를 지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해 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으로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팀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지 172일 만에 재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집회 주최 측은 화면에 윤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대통령님,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영상도 여러 번 재생됐다. 영장심사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집회 참가 인원은 더욱 늘어났다. 법원로 앞 도로 한쪽이 전부 참가자들로 매워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리를 잡지 못해 인도 인근을 서성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색색의 양산을 펴들었다. 다른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번갈아들거나, ‘윤석열 영장기각’ ‘이재명 재판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이재명 한 명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냐”며 땀을 닦았다. 집회 주최 측은찬 물을 담은 통을 곳곳에 비치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 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차 벽을 설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작은 충돌은 피해갈 수 없었다. 보수 집회 맞은편에는 진보 유튜버 10여명이 방송을 이어가며 집회 방송 내용을 반박하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영장 발부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30여개 부대 약 2000명을 동원하겠다고 밝혔으나 계획을 수정해 투입 인원을 45개 부대 2700명가량으로 증원했다. 안전펜스 등 차단 장비 350여점을 배치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첫 구속심사 당시 일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으로 침입하고 기물을 파손했던 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법원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경내 진입을 하려는 시민들을 상대로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를 했다. 평소와는 다른 조치다. 경찰 측은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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