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하다가 K리그에서 쫓겨났던 황현수(30)가 다시 축구계로 돌아온다. 그가 지난해 FC서울과 계약이 해지된 지 약 1년 만에 새 출발을 예고했다.
황현수는 8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행히도 최근 내게 다시 한번 축구 선수로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고, 삶과 축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후회도 많았고, 반성도 많이 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라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라며 여전히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다고 적었다.
황현수는 "이 기회를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더 진심을 담아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수 그리고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나를 믿고 기다려주신 분들, 그리고 조용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행보 속에서 내 진심과 노력이 느껴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그의 게시글은 댓글 작성이 막힌 상태다.
[사진]OSEN DB.
황현수가 직접 정확한 행선지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는 동남아시아 태국으로 향할 전망이다. 지난 7일 태국 '볼타이'는 "아유타야 유나이티드는 한국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황현수 영입에 임박했다. 다음 시즌 타이 리그 1에 새롭게 합류하는 아유타야는 수비 강화를 위해 K리그 FC서울에서 뛰었던 황현수 영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183cm의 30세 수비수 황현수는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그는 한국 19세 이하,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했으며 2018 아시안게임에서 토트넘 홋스퍼의 스타 손흥민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라고 황현수를 소개했다.
이어 "황현수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에서 뛰면서 160경기 11골 4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2016년 K리그 우승과 2015년 FA컵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황현수는 11시즌간 서울 유니폼만 입고 뛴 '원클럽맨'이었다. 그는 서울 18세 이하(U-18) 유스인 오산고 1기 출신으로 2014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우선 지명을 통해 서울에 입단했다. 이후 2017년에 프로 데뷔했고, 작년까지 K리그1 통산 141경기에 출전해 9골 3도움을 올렸다.
태극마크도 여러 번 달았다. 황현수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성장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당시 황현수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병역 특례 혜택까지 받으며 밝은 미래를 꿈꾼 황현수. 하지만 그는 갈수록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이라는 대형사고까지 터트렸다. 심지어 황현수는 경찰에 적발된 사실을 구단에 숨긴 채 경기에 출전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서울 구단은 작년 6월 즉시 황현수과 선수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상벌위원회를 열어 황현수에게 K리그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200만 원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는 황현수가 K리그 등록선수 신분일 때에만 적용된다. 연맹은 "황현수와 구단 간 계약은 해지됐지만, 연맹은 선수등록을 말소하기 전에 징계 절차를 밟아 그가 향후 K리그에 복귀하더라도 징계를 이행해야만 경기에 출장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 이하 황현수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황현수입니다.
저는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삶과 축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후회도 많았고, 반성도 많이 했지만, 동시에 제가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라운드에 다시 서고 싶다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저에게 다시 한번 축구 선수로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더 진심을 담아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수, 그리고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저를 믿고 기다려주신 분들, 그리고 조용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행보 속에서 저의 진심과 노력이 느껴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