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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체험학습 취소" "조기방학 검토"…7월 폭염에 학교도 비상

중앙일보

2025.07.09 00:12 2025.07.0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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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시내 도로 전광판에 '서울지역 폭염경보' 문구가 표출되고 있다. 뉴스1
이례적인 7월 상순 폭염에 학교 현장도 예정된 야외 체험학습을 취소하고 학사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등 비상에 걸렸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8일 ‘감자캐기’ 야외 체험학습을 당일 취소했다. 학부모 사이에서 폭염으로 인한 학생들의 온열질환 우려가 커지면서 오후로 예정했던 활동을 오전으로 바꿨다가 아예 취소했다. 학교 관계자는 “무더위에 야외 체험활동을 실내 활동으로 모두 전환했고, 학부모에게 ‘e-알리미’를 통해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차원의 대책 마련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관내 유·초·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학교장 판단에 따라 등·하교 시간 조정이나 임시휴업 등 탄력적으로 학사 운영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다. 실외수업 자제도 당부했다. 울산교육청과 충북교육청도 단축수업, 조기방학 검토를 포함한 폭염 대응 방안 및 피해예방 대책을 담은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냈다.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학교들은 방학 일정을 앞당길지 고심하고 있다. 대다수 초·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은 이달 하순 시작될 예정이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A중학교의 교감은 “등교 시간부터 에어컨을 켜고 있지만 여러 학생들이 모여 수업을 듣는 교실 특성상 실내온도가 쉽사리 28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업일수에 지장이 없는지 살펴보고 약 일주일 정도 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폭염이 일찍 시작되면서 냉방에 드는 전기료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서울 강서구 B중학교 교장도 “이미 지난달까지 올해 냉·난방비 예산 절반 가까이를 소진했다”며 “학생 건강, 운영예산,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해 조기 방학이 가능할지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6살 자녀를 둔 C씨는 지난 8일 유아·어린이용 양산을 주문했지만, 판매업체로부터 제품이 품절돼 다른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독자제공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양산,휴대용 선풍기 등을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유아·어린이용 양산을 판매하는 일부 업체에선 제품이 일시 품절되는 일도 빚어졌다.

6살 자녀를 키우는 C씨는 8일 온라인으로 아이가 쓸 양산을 주문했지만, 상품이 품절돼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문자를 받았다.그는 “양산 외에도 목걸이형 선풍기나 모자 등 다른 물품도 알아보고 있다”며 “오는 금요일(11일) 유치원 옥상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하지 말자고 건의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상청은 8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하굣길 양산쓰기 캠페인’ 협조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양산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전 10시 기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 또는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서울에선 8일 낮 최고 기온이 37도를 웃돌며 7월 상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틀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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