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너무 더워 에어컨을 틀면서도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전기료 폭탄’을 피하려면 에어컨도 슬기롭게 써야 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9일 전국에 걸쳐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기록했다. 8일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치솟았다.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7월 초 기준 역대 최고를 찍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여름철에는 4인 가구 기준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봄철 대비 월평균 61%(152킬로와트시·kWh) 늘어난다. 전기요금으로 따지면 월평균 64%(2만9000원) 오른다. 전기요금은 물가상승률 가중치가 높은 20개 품목 중 하나일 만큼 전방위로 파급력이 크다.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여름 필수가전인 에어컨을 잘 써야 한다. 처음에는 가장 낮은 온도로 설정해 강풍으로 빠르게 냉방 하는 게 효율적이다. 하지만 일단 더위가 가시면 실내 온도를 26도 안팎으로 조정하는 게 좋다. 가정에서 26도 설정 기준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하루 2시간 줄일 경우 4인 가구 여름철 전력 사용량(400kWh) 기준 전기요금을 월 9100원 아낄 수 있다.
에어컨은 실외기 가동 방식에 따라 2011년 이전 만든 ‘정속형(구형)'과 이후 제작한 ‘인버터형(신형)'으로 구분한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구형은 목표 온도에 도달한 뒤 2시간마다 가동을 멈추고, 신형은 냉방 희망 온도를 고정한 뒤 연속 운전하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돌리거나 실외기와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해 냉방 효율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뒤늦게 에어컨을 장만하려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서 구매가격의 10%(최대 30만원)를 환급받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포함된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따라서다.
자영업자는 문을 열고 영업하는 ‘개문 냉방’부터 피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 냉방 시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 때보다 전력소비가 최대 약 3~4배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