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회사' 하만, 對이란 제재 위반…美재무부와 20억원에 합의
"UAE 유통업자들 통해 이란에 제품 판매…최종 사용자에 이란정부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삼성전자의 오디오·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부문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이란 관련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 재무부로부터 합의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민간 제재 정보 서류에 따르면 하만은 미국의 이란 관련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145만달러(약 2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아랍에미리트(UAE) 유통업자를 통해 11차례 이란에 제품을 판매해왔으며, 제품의 최종 사용자 중 이란 정부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OFAC은 이 과정에서 하만의 미국 자회사에 고용된 영국인 판매팀 13명이 적극적으로 관여해 제재를 위반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OFAC는 특히 일부 직원들은 해당 유통업체가 물건을 이란으로 보내온 관행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런 거래가 금지 대상일 수 있다는 점도 짐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숨기기 위해 내부 이메일과 문서에서 '이란'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북부 지역'이나 '북두바이', '북쪽'과 같은 용어를 사용해온 정황도 포착됐다.
OFAC는 전 세계에 진출해있는 대기업인 하만이 제재 관련 위험을 모니터링하거나 감사하는 공식적인 시스템이 없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 제재 등을 담당하는 직원도 한명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만 직원들이 위법성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려 한 정황 등으로 볼 때 위반 사항이 심각하지만, 하만이 이를 자진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했으며 직전 5년간 위반 사항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합의금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OFAC에 따르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이번 사건의 합의금은 최대 415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약 9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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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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