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별'하면서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 내부의 알력 다툼이 거세지고 있다.
DOGE에 아직 남아있는 머스크의 측근들은 그의 '입김'을 지키려 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과 백악관 인사들이 머스크 색채 지우기에 나서면서 DOGE가 사실상 둘로 쪼개진 모양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떠난 뒤에도 그의 측근들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의 오랜 보좌관이자 DOGE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스티브 데이비스는 지난 5월 머스크가 떠나고 자신도 정부 직책을 내려놓은 뒤에도 계속해서 DOGE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려왔다.
데이비스는 지난 6월에도 DOGE 내부 직원에게 '쫓겨날 때까지 우리의 임무는 변함이 없다'는 등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시그널' 메신저로 지속해서 직원들과 소통하는가 하면 특정 직원에게는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머스크도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이후에도 DOGE 직원들과 계속해서 접촉하며 이전과 같이 업무를 지속하도록 독려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WSJ은 머스크가 계속해서 '촉수'를 유지하려 하면서 DOGE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백악관 내부 인사들과 대립했고, DOGE 내부의 분열과 불신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DOGE 내부 사정에 밝은 전현직 직원 등에 따르면 일부 DOGE 고위 당국자들은 데이비스가 내부 인맥을 통해 민감한 정보에 계속 접근하는 것에 대해 백악관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이런 사실을 파악한 뒤 이를 '쿠데타' 시도라고 부르며 이들의 해고를 밀어붙이려 했다고 한다.
다만 머스크가 떠난 DOGE는 이제 트럼프 정부의 핵심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양새다.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머스크에 충성해온 DOGE 직원들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명했으며, 비공개회의에서는 DOGE 직원들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설 것인지 머스크 편에 설 것인지 택하라는 식의 충성심 테스트도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백악관도 DOGE 힘 빼기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DOGE가 수행해온 업무에 대해 면밀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이를 되돌리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좌진에게 DOGE의 공격적이고 무모한 전략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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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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