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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PSG와 '법정싸움' 중 첫 맞대결 펼친다..."정치·경제·감정이 얽힌 복잡한 파국"

OSEN

2025.07.0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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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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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킬리안 음바페(27,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PSG), 사랑과 배신, 그리고 끝내 풀리지 않은 돈 문제까지 얽힌 이별의 주인공들이 다시 한 무대에 선다. 이번에는 적으로, 그것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무대 위에서다.

'디 애슬레틱'은 9일(이하 한국시간) "PSG와 음바페의 이별은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닌, 정치·경제·감정이 얽힌 복잡한 파국이었다"라고 전하며, 양측이 다시 마주하게 된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을 집중 조명했다.

10일 오전 4시, 미국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 음바페는 이제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PSG를 상대한다. 지난 경기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아크로바틱한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아직 선발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이번 PSG전에서도 일부라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친정팀 상대로 뛰는 경기'라기엔, 이번 매치업에 얽힌 감정과 이해관계는 너무나 복잡하다. PSG 유니폼을 입고 256골을 넣으며 리그 6회 우승, 주장 완장까지 찼던 슈퍼스타.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끝내 들지 못한 채 팀을 떠난 그는, 지금도 PSG와 수천만 유로 규모의 미지급 보너스를 두고 법적 분쟁 중이다. 감정적 결별, 경제적 소송, 정치적 개입까지 음바페와 PSG의 '이혼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행은 예고된 미래처럼 보였다. 그의 어린 시절 방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2016-2017시즌 모나코에서 돌풍을 일으킨 그는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 잉글랜드 빅클럽뿐 아니라 마드리드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7년, 음바페는 레알 대신 PSG를 택했다. 네이마르를 영입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PSG는 곧이어 음바페까지 1년 임대 후 완전 이적(1억 8,000만 유로)으로 데려왔다. 이후 그는 프랑스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 주역이 됐고, 스타로서 입지를 다졌다.

레알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팬들은 그가 언젠가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 믿었다. 2021년, 계약 만료를 앞둔 PSG는 음바페에게 두 차례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다. 레알은 1억 6,000만 유로(약 2,580억 원), 이어 1억 8,000만 유로(약 2,902억 원)에 가까운 제안을 했지만 PSG는 모두 거절했다. 마지막 남은 이유는 간단했다. "대체자를 찾을 시간이 없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 언론은 조롱에 가까운 보도를 쏟아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스페인 '아스'는 음바페의 얼굴을 감옥 창살 뒤에 합성했고, '엘 치링기토'는 그의 얼굴을 카운트다운 시계에 붙여가며 레알행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PSG는 버텼고, 음바페는 2021-2022시즌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모두가 그가 자유계약으로 레알에 갈 거라 믿던 2022년 여름, PSG는 놀라운 역습을 펼쳤다. 그는 2024년까지 2년 재계약에 1년 옵션을 포함한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 발표 현장에서 그는 등번호 대신 '2025'가 적힌 유니폼을 들었지만, 이는 단순한 연장 계약이 아닌, 그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 담긴 협상 결과였다.

PSG는 그에게 연간 3,330만 유로(약 532억 원)의 순수입, 8,260만 유로(약 1,332억 원) 규모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옵션을 발동할 경우 추가로 2,440만 유로(약 393억 원)의 순이익 보너스와 5,500만 유로(약 887억 원)의 로열티 보너스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심지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까지 직접 그에게 전화해 "프랑스를 위해 남아달라"라고 요청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떠나길 바랐지만, 본인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은 "2023년 여름, 음바페는 PSG에 '옵션 발동 안 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즉, 2024년 여름이면 자유의 몸이 되겠다는 뜻. 이에 PSG는 대노했다. 3억 유로(약 4,837억 원)라는 천문학적 이적료를 제시한 사우디 알힐랄의 제안을 수락하고, 음바페를 일본 투어 명단에서 제외해 '로프트(방출 대기조)'에 보내는 초강수를 뒀다"라고 설명했다.

음바페는 사우디행을 거부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마드리드에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PSG와 음바페는 휴전을 택했다. 8월 중순, 나세르 알켈라이피 회장과 루이스 엔리케 감독, 음바페가 면담한 끝에 그는 1군으로 복귀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PSG는 보너스 규모를 일부 줄이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믿었지만, 서명된 문서는 없었다.

결국 그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PSG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았다. 보도에 따르면 음바페는 "PSG가 지급하지 않은 보너스 5,500만 유로를 돌려달라"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PSG는 "이적 무산으로 인해 우리가 입은 손해는 9800만 유로"라며 맞소송을 냈다. 프

랑스 리그 사무국(LFP)은 최초에는 음바페 손을 들어줬지만, 이후 민사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입장을 철회했다.

사건은 이제 프랑스 노동재판소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디 애슬레틱은 "음바페는 일시적으로 '도덕적 괴롭힘'을 이유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해당 건은 지난 5월 철회했다. 다만 PSG 측은 여전히 9800만 유로 상당의 손해를 주장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양측 모두 한 걸음 물러난 모습이긴 하지만,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 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음바페의 부친 윌프리드는 지난달 애틀랜타에서 열린 PSG와 인터 마이애미의 클럽 월드컵 경기장에서 PSG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했다.

첫 시즌,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42골을 넣으며 신입생 최다골 기록을 썼지만, 팀은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모두 놓쳤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으로 떠났다.

반면 PSG는 루이스 엔리케 체제 아래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 등 새로운 얼굴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고, 마침내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더 이상 슈퍼스타의 그늘에 기대지 않는 팀, 바로 PSG의 새로운 길이다.

PSG 감독 루이스 엔리케는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 뛰고 있다.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공을 가졌을 때나 없을 때나,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라며 자신이 세워 올린 PSG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때 '프랑스의 미래'이자 'PSG의 자존심'이었던 음바페는 이제 마드리드의 에이스로 PSG를 상대한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켠엔 여전히 '미지급 보너스 5500만 유로'가 남아 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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