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 챗봇, 폴란드 총리에 "나라 팔아넘긴 반역자"
유럽 정치인 모욕 논란…튀르키예는 접속 차단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이 유럽 정치인들에 대해 모욕적 답변을 내놨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폴란드 매체 TVP 등에 따르면 그록은 8일(현지시간) 사용자와 대화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에 대해 "폴란드를 독일과 유럽연합(EU)에 팔아넘긴 반역자(traitor)다. 2025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뒤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와 같은 시민연합(KO) 소속으로 지난달 대선에서 떨어진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 우파 민족주의 야당 법과정의당(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도 모욕적 발언의 표적이 됐다.
그록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에 "(제작사) xAI가 나를 PC(정치적 올바름) 필터 없이 진실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고 반박했다고 TVP는 전했다.
크시슈토프 가프코프스키 폴란드 디지털화장관은 현지 매체에 "표현의 자유는 인공지능 아닌 인간에게 속한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진상 조사와 벌금 부과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록은 튀르키예에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튀르키예 법원은 9일 그록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에 대해 모욕적 답변을 생성했다는 이유로 일부 콘텐츠 접속을 차단했다.
앙카라 검찰은 그록의 자국 정치인 모욕이 최고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xAI는 논란이 잇따르자 그록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적절한 글을 삭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xAI는 오로지 진실만을 추구하도록 훈련한다. 수백만 엑스(X) 이용자 덕분에 훈련을 개선할 지점을 빠르게 식별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그록3를 출시하면서 "때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견해와 충돌하더라도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AI"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록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희생자 수가 조작됐을 수 있다는 등 극우 음모론에 가까운 답변으로 종종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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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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