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지역에 폭우로 강물 순식간에 범람…집 통째로 떠내려가
"기후변화로 美 전역서 시간당 강우량 증가…홍수 발생 잦아져"
美뉴멕시코서도 홍수로 3명 사망…텍사스 희생자 119명으로 늘어
산불 피해 지역에 폭우로 강물 순식간에 범람…집 통째로 떠내려가
"기후변화로 美 전역서 시간당 강우량 증가…홍수 발생 잦아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에서 대규모 홍수 참사가 발생한 지 며칠 만에 텍사스주와 경계를 맞댄 뉴멕시코주 산지에서도 폭우로 강물이 순식간에 범람해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N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뉴멕시코주 남부의 휴양지로 유명한 시에라 블랑카 산맥의 루이도소 마을에서 홍수가 발생해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지역 당국은 이 마을을 덮친 홍수로 4세 여아와 7세 남아,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 등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신원과 정확한 관계,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강물은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지 단 몇 분 만에 2.7ｍ 가까이 치솟았다고 AP는 전했다.
당시 지역 주민 케이틀린 카펜터가 강변에서 급히 대피하며 촬영한 영상에는 맹렬한 기세로 쏟아져 내리는 급류에 집 한 채가 통째로 떠내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카펜터는 이 집이 자기 친구 집이라면서 다행히 당시 친구 가족이 집을 비운 상태여서 화를 면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 급파된 응급 구조대원들은 침수된 집과 차 안에 갇힌 사람들 85명을 구조했다.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지역은 특히 지난해 여름 큰 산불로 약 61㎢ 면적이 불타 대부분의 식생이 파괴되면서 침수에 취약한 상태였다.
산불 이후 이 지역은 폭우가 내릴 때마다 강물의 급격한 범람과 홍수 위협을 받아 왔으며, 12차례 이상의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미 언론은 근래 기후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잦아진 점도 홍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의 지난해 분석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미국 전체 도시의 약 90%에서 시간당 강우량이 증가했다.
이번 뉴멕시코 홍수는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내륙 커 카운티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또 일어난 수해다.
과달루페 강 상류 지역인 커 카운티에서는 폭우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강물이 8∼9ｍ 높이로 불어나면서 강변의 주거지와 어린이 캠핑장 등을 휩쓸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기상 예보를 통해 이번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했다면서도 "30피트(9.1ｍ) 높이의 '쓰나미 벽'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홍수 피해 지역에서 이날 오전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어린이 36명을 포함해 119명으로 늘었다.
전날 애벗 주지사가 밝힌 실종자 수 173명은 그대로 유지된 채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미 기상청(NWS)은 이날 텍사스 중남부 일부 지역에 추가로 폭풍우가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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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