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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터]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공헌, 빈 곳을 찾아라

중앙일보

2025.07.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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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넥스트CSR포럼

제2회 넥스트CSR포럼에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재단 관계자 70여 명이 참여했다. 김용재 기자
더버터가 주최하는 ‘넥스트CSR포럼’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렸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포럼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공헌’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재단 담당자 70여 명이 참석해 사각지대 아동·청소년 관련 최신 이슈를 공유하고, 기업과 재단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달라진 현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의 주제발표는 오혜정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맡았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달라진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몇 년새 달라진 상황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매년 자립준비청년이 1000명 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나 기업의 지원은 대부분 ‘보호종료 5년 이내’ 기간에 집중돼 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의 자립이 아니라, 지원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삶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자립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심리·정서적 문제는 자립준비청년이 체감하기 어렵고 스스로 해결하기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이나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장애나 경계선지능 등 중복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 교수는 “기업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는 아동·청소년 당사자들이 가진 어려움과 욕구를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당사자 중심의 정책과 사업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모임인 ‘아디주 커뮤니티’의 조현수 대표는 “자립준비청년이면서 느린학습자(경계선지능인)인 경우도 많고, 영케어러인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청년들을 ‘다중취약청년’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인 자립준비청년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케어러 당사자인 오현아씨는 “기업들이 영케어러를 지원하고 싶은데 발굴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아이들 자신도 자신이 영케어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 ‘달라진 사회공헌’에서는 한우재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연단에 섰다. 한 교수는 100대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아동·청소년 대상의 사회공헌 트렌드를 짚었다. 한 교수는 “미래세대 사회공헌의 특징은 양질의 교육 콘텐츠와 멘토링을 제공하면서 취업이나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라며 “최근 증가 추세인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취약계층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보통의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로 보고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패널토론에서 이상현 행복나눔재단 본부장은 “자립준비청년에게 진로 교육을 하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지원 시점을 더 어린 시기로 앞당겨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의헌 사단법인 점프 설립자 겸 CWO는 “임직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사업과 연관시키는 것이 포인트”라며 “아동·청소년 대상 멘토링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멘토 선발에 인사 담당 부서장을 참여시키거나 지역 본부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임직원들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시원 더버터 편집장은 “넥스트CSR포럼은 사회공헌 실무자들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을 나누는 장”이라며 “앞으로도 CSR의 다음 단계를 함께 설계하는 자리를 지속해서 만들겠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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