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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이지만 매너는 우리 승리' 中 매체 정신 승리에 팬들은 발끈, "그냥 국가의 수치, 해체해""

OSEN

2025.07.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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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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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너네, 정신 나갔냐?".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었다.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기분 좋게 첫 단추를 끼웠다. 대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격돌한다.

경기는 모두 용인에서 치러진다. 3경기 성적에 따라 그대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이날 홍명보호는 '깜짝 스리백'을 기반으로 여러 선수를 테스트했다.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다. 한 단계 수준 높은 움직임과 빌드업으로 중국의 강한 전방 압박을 풀어내며 손쉽게 기회를 만들었다. 선제골도 일찍 터졌다. 전반 8분 이동경이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한국의 일방적인 플레이가 지속됐다. 전반 21분 이태석의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강력한 헤더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12분 김주성의 A매치 데뷔골로 3-0까지 달아났다. 중국은 이렇다 할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 사이 얼지니아오(세르지뉴)를 비롯해 여러 교체 카드를 활용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0-3으로 대패했다.

중국에선 한국전이 '필패'일 수밖에 없단 분위기가 형성됐다. 중국 해설가 리우젠홍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한국 축구는 아시아 일류고, 중국 축구는 아시아 삼류다. 이번 경기는 일류 팀(한국)이 정상적으로 잘하고, 삼류 팀도 자기 수준대로 한 거다. 중국의 0-3 패배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경기 이후 중국 언론이 또 한 번 ‘아Q정신’의 진수를 보여줬다. 중국 '소후'는 경기 직후 "경기 내내 조직력도, 투지도, 기술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파울이 적었다는 점과 경기 종료 전 공이 아웃 된 상황에서 한국에게 공을 내주면서 스포츠십서 완승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 매체는 "실제로 중국은 경기 내내 한국보다 파울이 적으면서 경기 내내 좋은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라면서 공격을 포기한 채 백패스만 남발한 선수들의 모습은 외면한 채, 결과와 무관한 ‘매너’에만 집착했다. 사실 스포츠맨십도 특유의 쿵푸 축구는 전혀 무시한 것.

이런 태도는 과거부터 반복되어온 중국 축구의 정신 승리와 다를 바 없다. 패배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기보다는 “그래도 우리는 착했다”, “상대보다 매너가 좋았다”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심지어 0-3 완패에도 “한국의 4골 꿈을 산산조각냈다”는 식의 해괴한 논리까지 등장했다.

소후는 "후반전 들어서 중국의 수비는 안정됐다. 교체 투입된 수비수 주천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육탄 수비로 한국을 완전 봉쇄했다. 그 덕에 한국은 4골을 넣지 못하면서 일본에게 득실에 밀려 1위를 올라서지 못했다. 중국 축구가 해냈다"라고 강조했다.

언론이 ‘스포츠맨십’ 운운하며 패배를 미화하자 팬들은 이를 전형적인 ‘아Q 정신’이라며 신랄하게 비꼬았다. 한 팬은 "스포츠맨십 자랑은 정말 한심하다. 파울 적게 했다고 자랑하는 게 지금 자랑거리냐? 전형적인 아Q 정신, 진짜 웃음 밖에 안 나온다"라고 발끈했다.

다른 팬들 역시 "졌지만 잘 싸웠다? 이젠 매너 패배도 자랑거리냐. 그냥 중국 축구는 국가적 수치다. 중국 남자 축구팀은 국가적 불행이자 수치다"라거나 "이젠 축구 자체를 금지하고, 예산을 다른 종목에 써야 한다. 그냥 뭐 하는 집단인지 모르겠다"라고 분노했다.

이처럼 해당 정신 승리 기사를 본 중국의 댓글창은 더 이상 희망이나 응원이 아닌, 체념과 냉소,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경기력 논란을 ‘스포츠맨십’으로 포장하는 언론의 태도까지 조롱거리로 삼으며, 중국 축구의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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