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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통령, 반정부시위 들불에 "시위대 다리 쏴라"

연합뉴스

2025.07.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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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맞혀 무력화해야…단호하게 대응할 것" 강경진압 명령
케냐 대통령, 반정부시위 들불에 "시위대 다리 쏴라"
"다리 맞혀 무력화해야…단호하게 대응할 것" 강경진압 명령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케냐에서 반정부시위가 점차 격렬해지며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케냐 대통령이 "시위대의 다리를 총으로 쏘라"라며 강경 진압을 명령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날 경찰에 상점을 파괴하는 시위대의 다리를 쏴 무력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루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재산을 불태우러 가는 사람은 죽이지 말고 다리를 쏴서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시위대 중 일부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루토 대통령은 "우리 경찰, 우리 보안 요원, 경찰서를 포함한 보안 시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선전 포고를 하는 동시에 테러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테러에 의해 운영되고 폭력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나라는 조급하고 위헌적인 수단으로 정부를 바꾸려는 일부에 의해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루토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31명에 이른다는 케냐인권위원회(KNHCR) 발표 하루 뒤에 나온 것이다.
전날 KNHCR은 기자회견에서 반정부 시위의 강경 진압에 31명이 사망하고 107명이 다쳤으며 약 53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케냐에서는 지난 7일 정부의 부패와 경찰의 가혹행위, 정부 비판자들에 대한 탄압 등에 반대하며 수도 나이로비 등 전역에서 시민들이 대거 시위에 합류했다.
시위대는 35년 전인 1990년 다당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요구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열린 7월 7일(사바 사바, 스와힐리어로 '7·7')을 맞아 거리로 나섰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지난해 있었던 증세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시위가 격화하며 진압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숨졌다.
지난해 6∼7월에는 증세 반대 시위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며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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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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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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