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올수록 스마트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삼성전자는 AI 시대를 선도할 더욱더 혁신적인 폼팩터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9일(현지시간)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신작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 출시 행사인 '갤럭시 언팩' 이후 미국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AI 발전에 맞춰서 하드웨어도 변화해 ‘AI 대중화’를 이끌겠단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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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갤럭시AI 탑재 4억대 목표
지난해 갤럭시S24에 AI기능을 적용하며 모바일 AI 시대의 포문을 연 삼성은 이번 폴더블 신제품 출시를 통해 AI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혁신을 보여줬다. 노 사장은 “카메라는 촬영 도구를 넘어, 사용자가 보는 것을 함께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진정한 AI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터치 중심이던 스마트폰 패러다임도 AI와 멀티모달 중심으로 변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이들이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 기기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노 사장은 “지난해 2억 대의 갤럭시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게 목표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2배 늘려 4억 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유료화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그었다. 노 사장은 “단말기의 기본 사용에 관한 기능은 앞으로도 당분간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고객들은 파트너사들의 프리미엄 버전을 활용하기 원한다”라며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파트너사와)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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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충분한 성능 확보”
삼성은 이번 Z플립7에 자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을 탑재했다. 삼성 파운드리 3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2500은 수율·성능 문제로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했으나, 이번 플립 시리즈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플립7의 성공 여부가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한다. 노 사장은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되는 AP는 그 시점에 가장 경쟁력 있고 적절한 제품으로 결정한다”라며 “엑시노스가 충분한 성능을 확보했으며, 플립에 탑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너·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폴더블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가운데, 애플 역시 내년에 첫 폴더블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노 사장은 “향후 중요한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 생각해 2019년에 폴더블 제품을 출시했고,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한다”라며 “더 메인 분야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회사가 참여하고 경쟁해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 접는 폴더블폰에 대해선 “연말 출시가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7일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노 사장은 “일상에서 수집한 건강 데이터와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웨어러블 기기와 병원 기록 간의 정보 단절을 해소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인수합병에 관해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 관련 대응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표했다. 노 사장은 “삼성의 강점은 여러 글로벌 생산 사이트를 갖고 있어 주요국의 통상정책이나 시장환경 변화에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역량을 활용해 타사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대응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앞서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56%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노 사장은 “2분기는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 상대적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제품 완성도를 개선하고 적기에 공급해 실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