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가 '군주정'과 '인종 서열'을 주장해온 극우 블로거 커티스 야빈을 지난주에 만나 신당 창당에 관해 자문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익명 취재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1973년생인 야빈은 이른바 '테크 우파'로 불리는 정치세력 가운데 사상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하나로, 피터 틸, 마크 앤드리슨 등 실리콘밸리 유력인사들과 친분이 있으며 JD 밴스 부통령도 그의 글을 인용한 적이 있다.
다만 야빈은 창당 업무나 선거운동의 전문가는 아니다.
익명 취재원들에 따르면 야빈은 머스크를 만나 그의 정치이론을 설파했다.
야빈은 미국 민주정이 그 명을 다했다며, 최고경영자(CEO)가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톱다운 방식으로 국가를 스타트업처럼 운영하는 "군주정"으로 이를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는 또 머스크가 올해 5월 하순까지 4개월여간 맡아 운영했던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정부 관료체제에 대해 충분한 장악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야빈은 특정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본질적으로 열등하다며 '인종 서열'(hierarchy of races)을 주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블로그에 "여기에서 우리는 과학을 믿는다. 인종 과학(race science)을"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야빈은 원래 머스크와 친분이 없었으나 최근 머스크는 야빈의 X 계정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NYT는 머스크가 2026년 중간선거 전에 신당을 창당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야빈을 포함한 폭넓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최근에 X에서 팔로우하기 시작한 인물 중에는 '보편기본소득' 실시를 주장한 앤드루 양도 있다.
양은 2020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경력이 있으며 2021년 제3지대 정당인 '전진당'(Forward)을 창당해 현재 이 당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NYT는 머스크가 제3지대 정당 창당을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단계까지 갔는지는 확실치 않은 것 같다는 게 머스크를 잘 아는 사람들의 사석 발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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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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