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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15년 전 선택이 엔비디아 운명 갈랐다

연합뉴스

2025.07.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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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4조달러 등극 출발점 첫 시총 3조달러 주역 애플은 AI에 고전
젠슨 황의 15년 전 선택이 엔비디아 운명 갈랐다
시총 4조달러 등극 출발점
첫 시총 3조달러 주역 애플은 AI에 고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엔비디아가 9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시총) 4조달러(약 5천500조원)를 터치했다.
게임 산업과 함께 성장하며 미국 AMD와 함께 게임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칩의 절대 강자로 등극한 것이다.

◇ 젠슨 황의 15년 전 선택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15년 전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이외 목적으로 자사 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함으로써 그 기반을 마련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의 칩이 가속화할 수 있는 컴퓨팅 작업의 범위가 더 넓다고 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이었다.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과 과학적 컴퓨팅에 대한 관심 증가가 엔비디아를 새로운 영역, 즉 엔비디아의 프로세서가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로 이끌었다.
WSJ은 "이 프로세서들의 용도는 한때 큰 성공을 거뒀던 가상화폐 채굴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로 확장했고. 또한 이러한 확장은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및 기타 신생 AI 응용 분야에도 널리 사용되는 환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엔비디아는 점점 더 강력한 칩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각 세대의 새로운 아키텍처에는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요하네스 케플러, 앨런 튜링, 에이다 러브레이스 같은 유명 물리학자나 과학자의 이름을 붙였다.
약 20년 동안 2년에서 4년 주기로 차세대 칩을 출시해왔는데 최근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주기를 단축했다. 지금은 매년 새로운 세대의 칩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 3월 '호퍼'(Hopper) 세대 칩을 출시했는데 메모리 및 연산 성능이 크게 향상돼 큰 인기를 끌었다. 2023년 한해 호퍼 H100 칩 수백만 개가 판매됐다.
2023년 엔비디아는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몇 달 만의 일이었다.
오픈AI, 메타플랫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대형 기술기업들과 AI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프로세서를 앞다퉈 확보하려 하면서다.
작년에는 차세대 AI '블랙웰'(Blackwell)을 발표했다. 기술 기업들은 엔비디아 칩 구매 수량을 자랑할 정도였다. 지난해 6월 엔비디아는 시총 3조원을 넘어섰다.
2년 전 엔비디아의 분기(3~5월) 매출은 72억달러였지만 올해는 441억달러로 5배 넘게 급증했다. 매출 총이익률이 70%에 달했다.

물론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10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엔비디아가 7개월 전에 출시한 H800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 이보다 더 낮은 사양인 H20 칩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미국의 H20 수출 통제로 55억달러어치의 재고를 전액 손실처리해야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여부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엔비디아는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새로운 중국 전용 칩을 오는 9월 출시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25회계연도 중국 매출이 170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했다. 중국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4년 전 95%에서 현재는 50%로 떨어졌다.

◇ 3조달러 시대 열었던 애플, AI 고전
엔비디아가 급부상하는 동안 가장 먼저 시총 3조달러 시대를 열었던 애플은 AI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
2022년 1월 애플이 장중 시총 3조달러를 처음 넘어섰을 당시 엔비디아의 시총은 약 7천500억원 수준이었다. 애플이 종가 기준으로 시총 3조달러를 처음 돌파했던 2023년 6월 엔비디아의 시총은 1조달러였다.
그러나 현재 애플 시총은 3조1천억달러 수준으로 4조달러에 이른 엔비디아보다 20%가량 작다.
엔비디아가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반면 애플은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자체 AI 시스템을 내놨지만, 핵심 기능인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업그레이드가 무기한 연기되는 등 치열해지는 AI 경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애플은 AI 비전을 실현하는 데 적어도 내년까지는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애플이 다시 동력을 얻기 위해 AI 스타트업을 인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차원에서 애플이 내부적으로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지난달 20일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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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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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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