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숨가쁠 정도의 신체 활동을 실천하는 성인이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 거주자, 여성 등의 신체활동 실천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움직임 부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크게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국내 성인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매년 실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상세히 들여다본 내용이다.
분석 결과, 지난해 한국 성인의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26.6%로 나왔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19.7%로 바닥을 찍은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평소보다 몸이 힘들고 숨이 가쁜 직업·체육활동을 하루 20분씩 주 3일 이상(고강도) 또는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중강도) 실천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중강도는 탁구와 배드민턴, 고강도는 달리기·등산과 무거운 물건 나르기 등이 해당한다.
2021~2024년 시도별 실천율을 들여다보면 17개 광역지자체 중 12개 시도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양상이었다. 2021년 17.5%에서 지난해 29.1%로 오른 세종이 가장 큰 상승폭(11.6%포인트)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와 전북, 경북, 경남, 제주 등 5곳은 등락을 반복하며 실천율 회복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거주 유형별로도 격차가 뚜렷하게 나왔다. 지난해 대도시 지역의 실천율은 26.5%로 농어촌 지역(28.2%)보다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해마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대중교통 중심의 생활환경, 사무직군 등 높은 좌식 직업군 비중, 운동 시간 부족 등이 대도시의 저조한 신체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농어촌 실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건 농림어업 특성상 노동 중심의 직업 구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성별로는 남성이 30.2%, 여성이 19.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20대(32.3%)가 가장 높고, 70대 이상(13.8%)이 제일 낮았다. 특히 남성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신체활동 감소세가 뚜렷했다. 반면 여성은 40~50대 중년층의 실천율이 높고, 청·장년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젊은 남성일수록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은 걸 보여준다.
잘 움직이지 않는 한국인은 외국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더 두드러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31.3%인데, 한국은 58.1%로 두 배에 가깝다(2022년 기준). 195개국 중 191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일주일 동안 중강도 신체활동 15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신체활동 75분 이상 실천하지 않은 성인 비율이다.
질병청은 등산·달리기·자전거 타기 등의 신체활동을 실천하면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우울감 감소 등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청장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숨이 찰 정도의 운동까지,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