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댓글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보수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마녀사냥을 당해 심신 미약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손 대표가 공식 석상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첫 의혹 보도가 나온 지난 5월 30일 이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난 한 달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본인이 한 부끄러운 일을 제대로 답해달라”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손 대표의 답변 이후 청문회 현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청문회에선 손 대표의 과거 활동과 역사관을 묻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이날 오전 리박스쿨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연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전두환 씨의 명예회복을 추진하기 위한 내부 문건이 있었다. 이 의견에 변함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전두환이 학살자가 맞느냐”, “역사 왜곡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냐” 등 질문을 쏟아내며 손 대표를 몰아붙였다.
교육위원장인 같은 당의 김영호 의원도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반대 집회에 나가 정치적 발언을 했는데, 그럼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역사를 왜곡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마다 공과가 있다”며 “(전두환의) 학살 여부에 대해선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이 리박스쿨 등 손 대표가 활동한 단체들을 ‘극우단체’라고 지칭한 데 대해 “‘극우단체’라고 하지 마시고 ‘자유 우파진영 단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대표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한 경위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처음으로 의혹이 보도된 당시, 손 대표는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가 6월 1일 해촉됐다.
손 대표를 자문위원으로 추천한 이수정 전 교육부 정책자문관은 이날 청문회에 나와 “학계 추천을 받았을 뿐 (손 대표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120명 자문위원 개개인의 활동을 일일이 알지 못한다”며 “다음 정부에서 정책자문위원을 임명할 때 더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