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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모리야스 한일 축구대표팀 감독, "우린 동료이자 라이벌"

중앙일보

2025.07.0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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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왼쪽)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특별 대담을 했다. [사진 교도통신]

“우린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한일 축구대표팀 사령탑 홍명보(56)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56) 감독이 지난달 일본축구협회에서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대담 영상이 10일 교도통신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둘은 한일 축구를 돌아보면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나자고 의기투합했다.

둘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로 1992년 8월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다이너스티컵(0-0 무승부)에서 처음 맞붙었다. 홍 감독이 1997~2001년 일본 J리그 벨마레 히라쓰카와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면서 맞대결하기도 했다. 서로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이 “한 마디로 우아했다”고, 홍 감독은 “엄청 많이 움직였고 팀에 헌신적이었다”고 했다.

한일 축구는 81차례 맞붙었고 역대 전적은 한국이 42승23무16패로 앞선다. 홍 감독은 한일전에 대해 “축구를 넘어선 커다란 승부다. 양국 선수들이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감정과 긴장감을 함께 느낀다”며 “특히 3경기가 인상 깊다. 1993년 도하에서 0-1로 진 경기, 1997년 9월 일본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2-1로 이긴 경기, 감독으로서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에서 승리한 경기”라고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내가 뛰진 않았지만 프랑스 월드컵 예선에서 일본이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한 경기가 인상 깊었다. 직접 원정 경기장(잠실종합운동장)에 가서 길거리에서 떡볶이 먹으며 경기를 지켜봤다. 일본이 월드컵에 가기 위해선, 늘 한국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 했는데 일본이 승리했다”고 했다.

홍명보(왼쪽)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특별 대담을 했다. [사진 교도통신]

양국의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은 한국은 2002년 4강, 일본은 2002년·2018년·2022년 16강이다. 두 팀 다 내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뒀다. 모리야스 “꿈은 크게,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싸워가고 있다. 물론 ‘무슨 망상 같은 소리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싸워보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다”며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까지 가는 모습을 보고 ‘일본도 반드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뿌리 깊어졌다. 경쟁하며 아시아를 이끌 동료인 한국과 결승 무대에서 맞붙는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도 “한국이 지금까지 가 보지 못한 곳까지 가는 게 목표이자 내 사명이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결승 무대에서 언젠가 맞붙는 모습을 저도 정말 보고 싶고,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며“2012년 런던 올림픽 전에 일본에서 세키즈카 다카시 (당시 일본) 감독과 식사를 했다. ‘올림픽 가서 잘하자, 상대국 정보도 주고받자’고 얘기를 나눴는데 3·4위전에서 맞대결했다. 그런 날이 다시 빨리 오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했다.

동아시안컵 기자회견에서 만난 홍명보(오른쪽) 한국 감독과 모리야스 일본 감독. [뉴스1]

홍 감독은 “1998년 월드컵 예선 홈 경기에서 ‘함께 프랑스로 가자’는 현수막이 한국 서포터석에 걸렸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이 16강, 8강, 4강까지 올라가며, 일본에서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다고 들었다. 한일 관계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다시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이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존재가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일본과 한국이 좋은 라이벌이자, 동료로 연결되며 이러한 모습이 일반 사회에도 번져 나간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고 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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