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무 조직을 개편한다. 내년 6월 3일 실시 예정인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앞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10일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전문임기제 직위를 신설하는 등 정무라인 직제를 변경·보강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책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를 보좌할 인력을 확보를 위한 개정”이라며 “다만 조례규칙심의회 심의 결과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
조례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주택부동산정책수석 자리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수석은 서울시장 직속으로 실무 정책 조정을 총괄하는 보좌관이다.
주택·부동산 정책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초 유럽 순방 당시 차기 지선 출마 의향을 내비치면서 “시민들이 가장 관심 있는 주거 문제에서 공급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가 (출마 여부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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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협력수석도 신설한다. 대외협력수석은 서울시 외부와의 소통과 협력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앙정부, 국회, 정당, 언론, 시민사회 등에 서울시장 의중을 전달하고 시정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역시 지선을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현준 현 정무보좌관을 대외협력수석으로 내정했다.
대외협력수석·서울브랜드총괄관 신설
더불어 일부 수석 자리는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특보는 서울시장이 자문·조언을 받기 위해 임명하는 비공식·비상근 보좌직이다. 미디어콘텐츠수석을 폐지하고 미디어콘텐츠특보를 신설했다. 4급 상당인 수석에 비해 특보는 2급 상당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승진과 비슷한 효과다. 김소양 현 미디어콘텐츠수석이 미디어콘텐츠특보를 맡는다.
비전전략특보는 기획총괄특보로 직위의 명칭을 변경했다. 이지현 비전전략특보가 명칭에 ‘비전’을 넣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비전전략특보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이번에 기획총괄특보로 재차 이름이 달라졌다. 역시 이지현 현 비전전략특보가 기획총괄특보를 담당한다.
한편 오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하는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은 다음 주중 서울브랜드총괄관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서울브랜드총괄관은 전문임기제공무원인 특보·수석과 달리, 민간 전문가 제도를 활용한 비(非)공무원 자리다.
역시 오 시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인물을 다시 시청으로 불러들였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3연임 도전을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철원 전 부시장은 서울시에서 민생소통특보·정무부시장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6월 말 사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