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야외 근로가 많은 조선소와 제철소는 ‘열 식히기’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냉방버스를 도입하고 휴게시간을 대폭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10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이동식 냉방버스’를 작업 현장에 도입했다. 이 버스가 최근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해양 플랜트 건조구역’이다. 해양 플랜트 건조 작업은 원래도 상선 작업보다 투입 인원이 많은 편인데, 건조 물량 증가로 작업 인원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9월까지 냉방버스 투입 대수를 늘리고, 작업 인원이 급증한 곳을 중심으로 냉방버스를 이동해가며 폭염에 대응하기로 했다.
HD현대도 ‘열 식히기’에 분주하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는 이동식 냉방버스 4대를 투입해 점심시간과 오후 휴식 시간에 안벽 등 현장 곳곳을 돌며 노동자들의 휴식을 돕는다. 이 회사는 조선소 내에 냉방시설과 음수대를 갖춘 휴게실 50여개소를 추가 설치했지만, 올해 폭염이 워낙 심하다는 판단에 대비책을 강화했다. 선박 위에서 작업하는 직원을 위한 선상 휴게실도 새롭게 마련했다.
쇳물이 끓는 고온 환경 작업이 많은 제철소도 비상이다. 포스코는 공장별로 휴식장소에 더해 작업현장 인근에 그늘 및 쉼터를 마련해 아이스박스와 생수, 영양제, 아이스팩 등 보냉장구를 제공한다.
현대제철은 지붕이나 밀폐된 공간에서의 폭염 고위험 작업을 제한하고, 이동형 휴게시설을 설치했다. 9일에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자회사 및 협력사 14곳과 ‘안전보건 상생 협력 협약’을 맺고 간담회를 열었다. 서강현 사장이 직접 참석해 “중량물과 고온·고압 물질을 다루는 철강업에서 특히 임직원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직접 현장을 살피고 위험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작업장 온도별로 점심시간을 연장하거나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HD현대와 한화 오션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시작하는 휴게 시간을 10분에서 20분으로 늘린다. 삼성중공업은 기온이 28.5도 이상이면 점심시간 30분 연장, 32.5도를 넘으면 1시간씩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