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10일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혁신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을 정리한 뒤 윤희숙 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관련 사과와 관련해 저지른 과오와 단절 등을 당헌·당규에 명시하는 방안을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을 위해서는 잘못된 과거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단절하고 어떻게 가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걸 가장 분명하게 하는 방법은 당헌·당규에 잘못된 과거가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단절하겠다는 내용을 전당원 투표를 통해 새겨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표는 이르면 내주 초 이뤄질 전망이다. 당 지도부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이날 사죄문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비롯해 친윤계 중심 당 운영,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 강제퇴출,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 시도, 계파싸움 등 제기된 모든 문제를 거론하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사과 이외에도 혁신위는 “내분으로 날을 새며 비전 마련과 정책 역량 축적을 게을리하고, 절대다수 정당의 횡포와 폭주에 무력했던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또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망각하고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를 강제 퇴출시키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 규정을 급변시켜 국민 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국민과 당원께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당을 쇄신하지 못하고 또다시 분열로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켜 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혁신위는 ‘새출발을 위한 약속’이라며 7가지를 제시하고 지킬 것이라고 했다.
먼저 “국민의힘은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의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현장 중심 정당이 될 것”이라며 “사익 추구와 우리 편 감싸기 정치 문화에서 탈피하여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 추상같은 자정 능력을 회복하겠다”라고도 했다.
이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민생 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이상 4가지는 선출직인 당직자와 공직자의 취임 선서에 반영하고, 만약 이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당원 소환제를 적극 가동해 바로잡겠다”고 했다.
또 혁신위는 “공천은 상향식으로 전환하며, 특히 내리꽂기의 영역이었던 비례대표는 당원 투표를 통한 상향식으로 전환하고 당세가 약한 취약 지역을 적극 배려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을 구현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를 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