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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떠나는 박철희 대사…“정상 간 신뢰, 한·일관계 버팀목”

중앙일보

2025.07.1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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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주일 대한민국대사가 10일 “정상 간 신뢰가 한·일 관계 버팀목”이라며 정상 간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놨다. 박 대사는 이날 도쿄 대한민국대사관에서 이임식을 갖고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8월 부임한 그는 오는 14일 귀국한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달 19일 뉴오타니호텔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달 19일 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 전·현직 총리 4명이 참석했다. 박 대사는 “총리대신, 관방장관이 한자리 동시에 있는 것을 거의 처음 봤다”면서 “그만큼 한·일 관계에 대한 커미트먼트(commitment)가 강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총리에 이어 일본 정부 2인자로 불리는 관방장관과 외무상, 방위상 등 많은 장관급 인사가 참석한 데 대해 “각의(국무회의)는 몰라도 NSC(국가안보회의) 열 수 있겠다 얘기할 정도로 좋았다”는 소감도 남겼다. 그러면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제대로 축하해야겠다는 의지, 한·일 관계를 잘 끌어가야겠다는 일본 지도자 측의 의사표시”라고 평가했다.

1년 남짓한 대사 임무에 대한 아쉬움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계엄과 탄핵에 따른 정권교체로 통보를 받은 지 ‘2주 이내 귀국’하게 된 상황에 대해 “우리 나라를 위해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권 교체된 후 그만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돌아가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다는 점에서 한국에 돌아가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제 들어가느냐의 문제인데, 그게 꼭 2주 이내로 들어와야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장기간 공관을 공백 상태로 두면 적절치 않다”며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도광산을 둘러싼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 문제도 거론했다. 당시 한·일 양국은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기로 했지만, 추도사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국 별도 행사를 가졌다. 박 대사는 “일본이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며 당시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왜 감사 추도제라고 해야 했는지 이름을 갖고 두 달 간 팔씨름을 했나 도저히 이해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을 ‘감사 추도제’로 하기로 하면서 협상이 틀어졌다는 얘기다.

그는 “일본은 정무관의 야스쿠니 참배가 이 일을 흩트린 것처럼 프레임을 잡고 있지만, 그것보다 추도사 내용이 훨씬 더 움직이지 못한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박 대사는 “추도식은 추도식이어야 한다”며 “작년은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지만, 올해는 좀 더 좋은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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