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⑤=흑▲의 한 수는 이 장면의 최선이자 AI의 블루 스폿이었다. 그러나 딩하오도 좋은 흐름을 이어 가지 못하고 헛발질을 하고 만다.
수순을 보자. 백1, 3은 선수. 흑4로 막고 백5로 끊었을 때가 이 판의 고비였다. 흑6은 당연해 보이지만 큰 실수. 흑▲로 얻어낸 절호의 기회가 이 실수로 사라졌다. 딩하오는 A 자리를 막고 싶은 욕망이 컸고 그것 때문에 더 좋은 수를 놓친 것이다.
◆AI의 정답=흑1로 먼저 찌르는 수가 중요했다. 백2로 막으면 3으로 빠진다. 이 수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잘 알려진 맥이다. 백은 4로 이을 수밖에 없고 흑은 5로 귀를 차지한다. 이 그림은 흑이 무려 8집 우세다. 승률은 88%(백은 2로 막는 대신 A로 빠져 버틸 수는 있다). 실전도 흑이 우세하지만 1집에 불과하다.
◆실전 진행=신진서는 백1을 선수한 뒤 3에 두어 흑A의 칼날을 아슬아슬 피했다. 대신 딩하오도 흑4로 막아서 두고 싶은 곳을 두었다. 백은 포위됐다. 사는 길은 오직 5, 7로 포위망의 엷음을 찔러 흑을 절단하는 것. 흑10으로 젖혀 수상전인데 누가 죽고 누가 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