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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환영’ 미국차 노조 손…한국GM노조는 왜 잡았나

중앙일보

2025.07.10 08:01 2025.07.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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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일까, 의기투합일까. 최근 ‘한국 철수설’에 휩싸인 한국GM 문제를 놓고 한국GM 노동조합과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손을 잡자, 이런 말이 나온다. 트럼프 자동차 관세를 UAW는 반기고 있지만, 한국GM은 정반대 입장이라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 지부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전환기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노동자 권리 확대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한국GM 노조 초청으로 UAW의 제이슨 웨이드 위원장 수석보좌관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티모시 스미스 8지역지부장, 크리스 브룩스 전략수석, 크리스틴 피터 국제실장 등 핵심 관계자 3명도 이날 청중석에 앉았다.

웨이드 수석보좌관은 “미국 완성차 기업은 공장 이전으로 노동자를 협박해왔다”며 “(생산 기지 이전을) 기업 자율에 맡기면 노동자 권익을 지키기 어렵다”며 한국GM 노조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오후 이들을 인천 부평공장으로 초청해 생산 현황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들의 연대 선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명확하게 갈리는 이해관계 때문이다. 미국 수입차 관세 부과(4월 3일) 방침이 나온 지난 3월 말 숀 펜 UAW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오늘 역사적인 조치를 내렸다”라며 “미국에 양질의 일자리 수천 개가 수개월 내 생길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냈다.

반면, 지난해 생산량의 83.8%(41만8792대)를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GM으로선 미국 내 생산이 늘면 일자리를 위협 받는 처지다. 한국GM은 지난 5월 국내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GM 본사는 미국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해 한국GM의 철수 우려는 더 커졌다.

자동차 업계에선 한국GM 노조가 본사와 단체협상에 참여하는 스미스 지부장 등 UAW 지도부를 통해서라도 한국 노조 입장을 본사에 전달하기 위해 UAW와 손잡았다고 본다.

웨이드 보좌관은 이 같은 입장 차를 의식하듯 토론회에서 “우리는 트럼프 무역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 노조 입장에서는 UAW가 우리를 죽이고, 혼자 살겠다고 한다는 측면이 있다”(이익재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위원)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에선 UAW가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흐름에 대항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GM 노조와 손잡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UAW가 연대를 내세우지만,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냉정하게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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