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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초유의 19%, 보수층도 등 돌렸다

중앙일보

2025.07.10 08:46 2025.07.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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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권영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지지율 20%마저 무너졌다. 1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19%를 기록했다. 지난 7~9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45%)에 26%포인트 차로 밀렸다. 국민의힘(19%)과 개혁신당(5%) 사이보다 큰 격차다.

2020년 7월 시작된 NBS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이전까진 2020년 총선 참패 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11월 3주 차 조사에서 기록한 20%가 최저치였다. 12·3 비상계엄 뒤인 12월 3주 차 NBS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6%였다.

세부 지표는 더욱 암울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밀렸고, 보수세가 강한 70대 이상에서도 민주당 42%, 국민의힘 29%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열세였고, TK에서도 민주당 28%, 국민의힘 31%로 엇비슷했다. 영남 지역구의 국민의힘 의원은 “TK를 텃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로 부정 평가(23%)를 크게 웃돌았다.

김영옥 기자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층이 다소 소극적으로 응답한 것도 원인일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20%대 지지율이 무너진 건 양당 구도마저 흔드는 심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추락의 원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혁신 부재 ▶특검 쇼크 ▶무기력 고착화라는, ‘삼재(三災)’가 거론된다. 대선 뒤 한 달여간 변변찮은 쇄신안 하나 내놓지 못하는 국민의힘의 모습이 지지율에 치명상을 줬다는 평가다. 지난 2일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내정됐지만, ‘쌍권’(권성동·권영세 의원)에 대한 인적 청산을 두고 송언석 지도부와 충돌 끝에 사퇴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당 주류에 의해 쇄신이 가로막히는 듯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며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판을 흔들어 혁신을 추동할 동력이 크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옥 기자
현역 의원들을 조여오는 특검의 칼날 앞에 전전긍긍하는 당내 분위기도 끝 모를 추락의 배경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선교 의원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2022년 재·보궐 선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상현 의원의 의원실 등을 지난 8일 압수수색했다. 여기에 윤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되자 “전 정부의 각종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 부정적 인상은 더 깊어질 것”(수도권 의원)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대 여당의 입법 강행 및 인사청문 국면에서 보인 무기력한 모습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사상 초유의 ‘낙마 제로’ 정부 인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10일 윤 전 대통령 재구속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이준석 전 대표 강제 퇴출, 6·3 대선후보 교체 파동 등에 대한 사과문을 전 당원 투표를 거쳐 당헌·당규에 담겠다고 밝혔다.





손국희.이창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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