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J15T에 스텔스기 J-35 생산시설 과시
한광훈련 계기 양안 신경전 가열…대만-中 매체 기싸움 양상도
美 M1A2T 전차 선보인 대만…첨단 전투기들 슬그머니 공개한 中
中,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J15T에 스텔스기 J-35 생산시설 과시
한광훈련 계기 양안 신경전 가열…대만-中 매체 기싸움 양상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군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최장 군사훈련인 '한광 41호' 훈련을 시작한 9일 이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력 과시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대만은 최신형 미국 M1A2T 에이브럼스 전차의 실사격 훈련을 처음으로 공개 실시했고, 중국은 항공모함 탑재용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J(젠)-15T를 공개한 데 이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35 생산시설을 슬그머니 내비치는 식으로 대만을 위협했다.
대만 매체들이 당국의 지원 아래 열흘간의 한광 41호 훈련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자 중국 언론들도 인민해방군의 대응 훈련을 반복적으로 전하는 등 '기 싸움'도 벌어지는 모습이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대만중앙통신사(CNA)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대만 북부 신주현 신펑향 컹쯔커우 사격장에서 M1A2T 에이브럼스 전차의 화력 훈련이 실시됐다.
'헌터-킬러 시스템'에 기반한 M1A2T 전차는 적 차량으로 지정된 4대를 향해 19발의 포탄을 발사해 모두 명중시켰다.
M1A2T 전차는 미 육군 주력이었던 M1A2 전차의 전자장비와 엔진 등을 포함해 사실상 전체를 뜯어고친 MIA2 SEPV3(M1A2C) 전차의 대만 수출형 버전이다. 열화우라늄 소재 장갑판이 쓰이는 M1A2C(1천㎜ 이상 방어력)와는 달리 M1A2T는 복합장갑판을 사용하지만, 그 성능(700㎜급 방어력)에선 큰 차이가 없다.
중국군의 침공을 우려하는 대만군은 지상전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M1A2T 전차 도입을 서둘렀다.
대만군은 M1A2T 전차 108대를 구매했으며 올해 42대, 내년에 28대가 각각 인도된다.
작년 12월 중순 대만에 도착한 M1A2T 전차는 하반기 실전 배치된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M1A2T 전차는 수도 타이베이와 주요 정부 기관이 있는 대만 북부 방어를 맡은 제6군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전날 M1A2T 전차 화력 훈련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참관했다.
라이 총통은 "M1A2T 전차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명성에 걸맞다"며 "향후 대만의 방위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대만군은 한광 41호 훈련 첫날부터 사흘간 중국 인민해방군의 회색지대 전술 대응 훈련에 이어 13일 합동 상륙 훈련, 14일 해안 및 교두보 전투, 15∼16일 심층 방어훈련, 17∼18일 장기전 대비 훈련을 한다.
이와 함께 민방위 훈련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 9일 아침 중국군의 미사일 공격을 가정해 공습 경보를 대만 전역에 발령한 뒤 주민 긴급 대피, 소방, 응급처치 등의 민간 주도 훈련을 했다.
중국도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9일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에선 인민해방군 제72집단군 소속 상륙기갑부대의 실탄 사격훈련이 있었고 10일에는 제73집단군 소속 정찰병들의 장거리 해안 침투 훈련이 벌어졌으며 중국 관영 CCTV는 이를 집중 보도했다. 중국군의 이런 훈련은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신화통신 등을 통해 함재기 J-15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J-15T를 공개한 데 이어 J-35와 그 생산시설을 슬그머니 공개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CCTV가 선양 항공기공사 격납고에서 J-15T와 관련해 인민해방군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인터뷰하면서 배경에 2대의 J-35가 화면에 비치도록 했다.
J-15T는 랴오닝함(1번함)과 산둥함(2번함)에 이어 세 번째로 실전 배치될 배수량 8만t급의 중국 항공모함 푸젠함에 배치된다. 중국 항모 최초로 전자기식 캐터펄트(함재기 사출기)를 장착한 푸젠함에 최적화했다. J-15T는 지난주 중국 항모 산둥함의 홍콩 방문 때 전시됐다.
SCMP는 J-35의 생산시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해당 중형 스텔스 전투기가 실질적인 생산에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작년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J-35A와 J-15T가 공개된 바 있다.
대만의 최장기 대규모 군사훈련 기간에 중국이 차세대급의 함재기와 스텔스 전투기를 공개하고 나선 건 대만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며칠 새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은 물론 관영매체들을 통해 친미·독립 성향의 대만 민진당 정부가 정치적인 쇼를 하고 있다면서 독립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