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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뒤끝…캐나다에 35% 관세 서한 "美에 협력 안 해서"

중앙일보

2025.07.10 21:13 2025.07.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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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캐나다에 대해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미국 유입 책임을 물어 8월 1일부터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세 서한’을 받지 않은 나머지 국가들에는 15% 또는 2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수신인으로 한 서한을 공개하고 “우리는 8월 1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펜타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했었다. 캐나다는 미국과 협력하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관세로 보복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X(옛 트위터)에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무역협상 전체에 걸쳐 캐나다 정부는 우리 노동자들과 기업들을 확고하게 보호해왔다”며 “수정된 마감 기한인 8월 1일까지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협상 시한이 7월 21일에서 8월 1일로 늦춰진 것뿐이라며 발표에 따른 충격을 애써 최소화하면서 미국 측과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회담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1일 캐나다에 이른바 ‘펜타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1개월 유예한 뒤 3월 4일부터 발효하기 시작했다. 이틀 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비료 등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일부 제품은 관세 면제 대상이라고 했다. 캐나다는 25%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캐나다, 미국에 막대한 무역적자 야기”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와 캐나다의 농업 분야 관세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캐나다는 수많은 관세·비관세 정책과 무역 장벽을 통해 미국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낳고 미국 낙농 제품에 최대 4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낙농업자가 캐나다 시장에 접근하기조차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역적자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국가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들의 사진 촬영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캐나다가 펜타닐 유입 저지를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면 이번 조치의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관세는 양국 관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과 일본에 각각 25%의 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며 통보한 서한에서도 협상 결과에 따른 관세 조정 가능성을 첨언했었다.



“EU, 조만간 관세 서한 받게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거나 관세 서한을 받지 않은) 나머지 모든 국가는 15%든 20%든 관세를 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그 부분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오늘이나 내일 관세 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5% 또는 20%’는 현재 적용 중인 기본 관세 10%에 비하면 5~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수치를 보면 인플레이션은 하락했다”며 “관세 조치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 주식 시장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일축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2.34포인트(0.43%) 오른 4만4650.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17.20포인트(0.27%) 상승한 6280.46, 나스닥지수는 19.33포인트(0.09%) 오른 2만630.66에 장을 마감했다.

김영옥 기자
이와 관련, NBC는 “S&P500지수의 기록적인 고점은 미 주식시장이 지난 몇 달간 혼란을 겪은 이후에 생긴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 관세를 맨 처음 발표한 직후 S&P500지수는 기록적 수준인 20% 하락을 찍었다”고 짚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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