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가두고 손톱 뽑고…중국인 피싱조직 잔혹함에 中사회 충격
中, 미얀마 거점 범죄조직 두목 등 21명 기소…납치돼 사망한 중국인만 6명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 공안당국이 미얀마 북부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사기, 마약 밀매, 성매매 등 온갖강력범죄를 저지른 중국인 범죄조직의 주범들을 약 2년의 수사 끝에 법정에 세웠다.
이들이 신규 조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행한 고문과 학대의 잔혹한 수법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중국 사회에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11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 인민검찰원은 미얀마 북부에서 거대 범죄집단인 바이자(白家) 범죄조직의 두목 바이쒀청과, 바이쒀청의 아들인 바이잉창(리윈천) 등 주범 21명을 기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들에게는 사기, 불법도박 개설, 공갈, 살인, 상해, 납치, 마약 밀매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은 물론 마약 제조, 인신매매, 성매매 강요, 도박장 운영, 불법 감금 등의 각종 범죄를 무자비하게 저지르면서도 현지에서 무장 민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10년 가까이 세를 키워왔다.
중국 공안당국은 국경지대에서 자국민 납치 문제가 심각해지자 2023년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얀마 북부 지대에서 중국 국적의 피의자 5만3천여명을 체포하고 미얀마 북부 범죄 거점을 일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쒀청과 바이잉창은 올해 1월 30일 중국과 미얀마 당국의 공조로 중국으로 송환됐다.
CCTV는 범죄조직에 납치된 이들이 얼마나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했는지 보여주는 증언과 사진도 다수 공개했다.
이들은 고수익 알바를 알선한다는 말에 속거나 국경을 넘는 배달 심부름 등을 부탁받았다가 미얀마로 납치돼 조직적인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
범죄활동을 강요당하는 과정에서 몽둥이나 채찍으로 맞는 것은 기본이었고, 손톱을 뽑히거나 손가락을 잘린 사례도 부지기수였다고 이들은 말했다.
또 여성들의 경우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 모든 것을 빼앗긴 채로 강제 성매매에 동원됐다.
윗선의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면 닭장처럼 생긴 철창 안에 갇히는 벌을 받아야 했고, 물과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고문도 일상이었다.
이들 조직에 끌려가 사망한 중국인만 최소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자 조직이 저지른 보이스피싱 등 사기 사건은 건수만 3만1천건이 넘고, 범죄수익 금액은 106억위안(약 2조원)에 달했다.
또 도박 관련 자금은 180억위안(약 3조4천억원) 이상이며, 마약 제조·판매량은 약 11t으로 밝혀졌다.
이날 대대적인 사법처리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들의 악행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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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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