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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청소년 도박근절 캠페인 '온도톡 콘서트'

중앙일보

2025.07.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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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NO, 희망 GO!" 청소년 도박을 향한 경고와 근절을 위한 다짐의 목소리가 서울 한복판에서 울렸다. 2025년 7월 11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Help the Youth: 강원랜드 청소년 도박근절 캠페인 - 희망세대와 함께하는 온도톡 콘서트'가 청소년, 학부모, 유관기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호응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캠페인은 강원랜드가 주최하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푸른나무재단이 후원으로 함께했으며, 온라인 불법도박으로 확산되는 청소년 도박 실태를 직시하고 실질적 예방과 인식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2025년을 청소년 도박근절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앞으로도 책임감 있게 나설 것을 강조했다.



나날이 늘어나는 청소년 도박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통계에 따르면 도박 관련 상담을 받는 청소년 수가 2017년 503명에서 2022년 1,460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2021년 341명, 2022년 388명, 2023년 758명으로 2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열린 강원랜드의 토크콘서트는 단순한 예방 캠페인을 넘어 청소년과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으로 기획되었다.



FBI 임명장부터 VR 체험까지… 청소년 맞춤형 기획

행사장 로비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청소년들이 도박 근절 서약서를 작성하면 강원랜드와 서울강남경찰서 명의의 'FBI(Future Bet Interceptors. 미래 도박을 차단하는 사람들)' 임명장을 발급해 주는 체험이 가장 인기였다. 학생들은 공식 홍보대사에 임명된 것처럼 포토존에서 임명장을 펼쳐 들고 인증 사진을 찍은 후 SNS에 남기는 등 활발한 참여를 보였다.

이외에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도박 위험군 선별 검사 및 상담, 강남경찰서의 VR 체험 청소년 범죄 예방 콘텐츠, 청소년 도박 근절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19개 팀의 작품 전시도 함께 열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청소년 도박은 시작도 하지 마세요" 강력한 퍼포먼스로 전한 경고

한 해 동안 불법도박 근절을 위해 노력해 온 강원랜드의 다양한 활동이 담긴 오프닝 영상으로 공식행사가 시작되었다.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청소년 도박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중대한 사회 이슈"라고 강조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심오택 위원장,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의 축사에 이어 박정하 국회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또한, 지난 4월 15일부터 7주간 열린 '청소년 도박근절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도 이날 함께 열렸다. 전국에서 652점의 공모작이 접수되었으며, 이 중 대상으로 숏폼 부문 서울 로봇고 김수빈, 백인선 학생, 포스터 부문 분당 아람고 이나경 학생, 슬로건 부문 진주동영고 전석현 학생이 각각 수상했다.

이어서 내빈과 공모전 수상 학생들 및 관객이 함께 "불법도박", "근절"이라 외치며 대형 망치로 불법도박을 깨뜨리는 퍼포먼스는 화려한 특수효과로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토크콘서트, 질문하고 공감하며 함께 해답을 찾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온도톡 콘서트'에는 도박문제 전문가, 청소년, 관객이 함께했다. 이재용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법 전문가인 손영은 변호사, 현장에서 도박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서울경찰청 하동진 경정,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출신의 권일용 교수, 카이스트 뇌인지과학 김대수 교수, 청소년의 입장을 대변하는 세인트폴 국제학교의 권용진 학생이 함께 패널로 참여했다. 고등학생 복장으로 패널 토론 중간에 객석에서 등장한 개그맨 최성민은 즉석으로 학생들의 인터뷰를 이끌어내며 전문성과 웃음이 어우러진 콘서트를 만들었다.

권일용 교수는 "도박은 피해자가 없는 범죄가 아니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죄책감조차 없는 영리 행위로 변질되었다. 약한 고리인 청소년의 심리를 악용한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자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KAIST 김대수 교수는 "청소년기 도박 중독은 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 반복 노출은 생애 전반에 걸친 영향을 미친다"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하동진 경정은 "대부분 친구 추천, SNS 링크, 광고 등으로 쉽게 접하게 되고, 진짜 도박이 아니라는 가벼운 시작에서 중독으로 이어진다"며 청소년들의 생활에 스며든 도박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서울경찰청 정책자문단으로 참여한 권용진 학생 역시 "카톡, 디스코드에 도박 링크가 날아오는 건 일상이고, 도박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만연한 불법도박의 실상을 전했다. 손영은 변호사는 "실제로 부모님의 명의를 도용한 대출 때문에 벌어지는 소송도 많고, 직계존속 간 범죄가 증가 추세에 있다"며 더 이상 사회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일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개그맨 최성민은 객석의 MC이자 학생들의 대변자로 활약하며 마지막에 "나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는 청소년들의 선서를 콘서트장 같은 “예에~!”라는 청소년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이끌어냈다.

청소년 도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스스로 경각심을 갖는 것은 물론, 친구들이 서로를 지켜줘야 하고, 어른들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야 할 문제임을 알리고 공감하는 콘서트였다.



"도박으로부터 청소년을 지키는 일, 이제 사회의 몫입니다“

이번 콘서트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교사는 "도박이 이렇게까지 청소년을 교묘하게 파고든 줄 몰랐다"며 "혼내는 것보다 먼저 들어주고, 함께 막을 방법을 고민하는 게 진짜 예방이라는 걸 느꼈다. 이런 캠페인이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콘서트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아이와 함께 참석한 한 학부모는 "단순히 하면 안 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체험과 소통으로 자연스럽게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각 관계기관들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청소년 도박은 더 이상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작은 링크 하나가 아이들의 미래를 앗아갈 수 있다면, 그 책임은 모두가 나눠야 한다. 이번 캠페인은 청소년을 위한 경고이자,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400여 명의 참석자들이 보여준 뜨거운 호응과 함께 청소년 도박 근절을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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