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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부토건의 '우크라 포럼 초청' 'MOU체결'은 거짓·과장"…주가부양 노렸나

중앙일보

2025.07.11 03:04 2025.07.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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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이 주가 부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2023년 5월 22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우크라 포럼)을 활용했다는 정황이 담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포럼을 주최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의 양용호 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해당 포럼은 가입비 100만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포럼이었으나 삼부토건은 마치 협회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처럼 내용을 포장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지난 8일 양 회장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우크라 포럼을 기점으로 삼부토건의 주가가 1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급등한 만큼 포럼을 개최한 협회가 의도적으로 삼부토건이 주가 조작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줬다는 게 특검팀이 의심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 양 회장은 특검팀 조사에서 “삼부토건의 포럼 참석이 확정된 이후 ‘삼부토건이 포럼에 초청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며 “해당 포럼은 100만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포럼인데 주가 관리를 위해 포장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레픽=박경민 기자
양 회장은 또 조사에서 “포럼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업은 중소기업이었다”며 “삼부토건은 100만원 가입비를 내고 들어온 29개 중소기업 중 하나였는데 마치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을 따라 수행 온 대기업 초청에 낀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다”고도 진술했다.



"삼부토건, 협회 표준 어기고 MOU 체결"

양 회장은 특검팀에 “삼부토건이 해당 포럼에서 해외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체결한 업무협약(MOU)도 협회 측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양 회장은 특검팀에 “협회가 주관한 행사인 만큼 MOU 체결 방식도 협회가 표준안을 만들어 참여 기업에 제공했지만 삼부토건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며 “추후 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삼부토건 측에 항의했다”고 진술했다.

양 회장은 이후 실무자를 통해 삼부토건 측과 사실관계를 따지는 과정에서 포럼에 참석한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가 협회를 통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4건의 MOU를 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당시 정황이 담긴 메신저 내용을 특검팀에도 제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특검팀은 2022년 6월 22일 협회가 부산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및 전후 복구 전략 세미나’ 이후에도 삼부토건이 주가를 띄우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미나 다음 날인 2022년 6월 23일 삼부토건이 협회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는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행사를 주관한 협회에 따르면 준비 기간 부족 및 일정 관계로 MOU를 위한 문서는 작성했으나 체결까진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상 삼부토건이 호재성 소식을 담은 거짓 홍보를 한 셈이다.

사태를 파악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즉각 삼부토건 측에 항의했다. 협회의 항의에도 삼부토건은 오히려 “이미 보도가 나왔으니 MOU 체결을 소급해 적용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당시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협회는 삼부토건의 이같은 요구를 들어줬다. 이와 관련해 양 회장은 특검팀에 “후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원금을 받고 MOU 체결을 안 해줄 이유가 없었다”며 “대가성 등 여부도 다 따졌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민구.최서인.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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