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올해 안에 ‘인공지능(AI) 헬스코치’ 베타 버전을 선보인다. AI 헬스코치는 삼성헬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의사가 주는 지침을 가정에서 그대로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박헌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은 10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상 건강 기록, 의료 기록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될 경우 생성 AI 챗봇을 통해 코칭하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것”이라며 “병원과 의료체계를 앱,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항상 연계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AI 헬스 코치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정보를 크게 수면·영양·활동·스트레스 등 4가지 분야로 지표를 나눠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하고 관리한다. 삼성전자는 원격진료에 대한 문턱이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낮은 미국에서 시범 서비스를 내놓은 뒤 국내에서도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 방향에서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20년 전 원격의료학회장을 맡았을 때 한국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한국은 미국과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고 원격 진료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결국 이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계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 박 팀장은 “AI 헬스코치는 진단과 치료의 영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용자의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라며 “건강 경고 신호가 있으면 위험 요소가 있는 걸 알려주는 것까지가 역할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사 소견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헬스 앱의 수익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헬스 기능은 무료로 지원하되 향후 추가 기능이 출시되면 수익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며 “최근에 인수한 젤스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디지털 헬스 플랫폼 젤스를 인수했다. 젤스는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최적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처방·추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열린 테크 포럼에서는 AI와 결합된 헬스케어의 미래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근골격계 홈케어 솔루션 회사 힌지 헬스의 대표 짐 퍼슬리는 “디지털 헬스가 전통적인 헬스케어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며 “소비자들이 뱅킹 앱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필요할 때 은행지점을 방문하듯 헬스케어도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자연스럽게 통합된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쉐리 젤스 최고경영자(CEO)는 “1년에 2번은 병원에 가는데 나머지 363일도 병원에서 (환자가 어떤지)볼 수 있어야 한다”라며 “원격 모니터링이 많은 삶을 지키고, 기술로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