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밴쿠버(캐나다), 고용준 기자]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중국 팀들에게 T1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 2013 롤드컵부터 2024 롤드컵까지 10번의 다전제 승부에서 단 한 차례도 지지않은 무패를 기록하며 LPL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유독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는 LPL에게 힘을 쓰지 못했다. 초대 대회였던 2015 MSI에서는 EDG에게 2-3으로 패하며 초대 챔프를 넘겨줬고, 2016 MSI 4강에서 RNG를 상대로 승리했지만, 그 이후 다섯 번의 대결에서 모두 패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MSI에서 LPL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T1이 드디어 MSI LPL 징크스를 속 시원하게 극복했다.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상대로 3-0 셧아웃의 설욕 드라마를 보였던 T1은 LPL 1번 시드 애니원즈 레전드(AL) 또한 탈락을 선사하며 오랜 시간 악몽의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MSI LPL 징크스’를 완벽하게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T1은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패자조 4라운드 애니원즈 레전드(AL)와 패자 결승전에서 끈질기게 상대를 따라붙는 집중력을 보이면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T1은 지난 2022 MSI 이후 3년 만에 MSI 결승 무대 밟게 됐다. MSI 대회 창설 이후 사상 처음으로 LCK 결승 내전까지 성사됐다. 아울러 2022 MSI, 2023 MSI, 2024 MSI까지 LPL에게 무너졌던 악연의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OSEN DB.
LPL 1번 시드인 AL과 대결답게 패자 결승전은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는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T1과 AL 모두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는 아찔한 장면이 4세트까지 반복됐다.
T1은 출발부터 AL에게 끌려갔다. 우위를 점했던 1세트 아타칸 교전에서 버프를 강탈 당하고, 이어진 한타에서 다급해지면서 기선을 제압 당했다.
2세트에서 서전의 아쉬움을 제대로 앙갚음 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타잔’ 이승용이 삼국지연의의 조자룡이 연상되는 신짜오 캐리로 3세트를 장악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날 패자 결승전의 백미는 단연 4세트였다. ‘샹크스’의 특급 캐리에 말리면서 초중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패색이 짙었던 최악의 상황에서 ‘케리아’ 류민석의 드래곤 스틸이 신호탄이 됐고, ‘도란’ 최현준과 ‘오너’ 문현준이 기막힌 플레이 연계로 아타칸 경합에서 초반 손해를 극복하면서 스스로 LPL 징크스 극복의 기회를 만들었다.
아타칸 스틸 이후 2킬을 추가한 T1은 드래곤의 영혼을 걸고 맞붙은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비로소 승기를 잡았다. 10-9로 킬 스코어를 역전한 T1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공세를 이어가면서 패자 결승전을 5세트까지 성사시켰다.
[사진]OSEN DB.
최대 고비를 넘긴 T1은 5세트에서는 ‘구마유시’ 이민형에게 징크스를 쥐어주는 승부수로 결승 진출의 대미를 장식했다. 5세트 초반부터 매섭게 AL을 흔들면서 스노우볼을 극대화시킨 T1은 ‘구마유시’ 이민형의 징크스는 무려 15킬이나 뽑아내는 원딜 캐리로 결승 진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의 징크스를 견제하기 위해 원딜 직스에 이어 아트록스와 정글 올라프로 징크스 사냥의 의지를 픽으로 드러냈던 AL은 초반 ‘페이커’ 견제 실패의 여파와 징크스의 한타 파괴력을 극복 못하고 무릎을 꿇어야 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