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와 LA 다저스 김혜성(26)이 '코리안 빅리거 더비'에서 나란히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역전 적시 3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달 들어 세 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면서 타율을 0.251로 올렸다.
8번 타자 2루수로 나선 김혜성도 4타수 3안타 1득점 2도루로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다.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한 경기 3안타를 친 건 지난 5월 16일 애슬레틱스전에 이어 개인 두 번째다. 김혜성은 타율 0.349를 기록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유서 깊은 라이벌이다. 2017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함께 입단했던 '친구' 이정후와 김혜성은 난타전으로 이어진 이날 맞대결에서 양보 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포문은 김혜성이 먼저 열었다. 3회초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로건 웹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이정후 앞으로 굴러가는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혜성은 다음 타자 토미 에드먼 타석에서 2루 도루를 훔친 뒤 오타니 쇼헤이의 2점 홈런(시즌 32호) 때 홈까지 밟았다. 오타니의 홈런은 오라클파크 오른쪽 관중석을 넘어 매코비만에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가 됐다.
곧바로 이정후가 나섰다. 1-2로 뒤진 4회말 1사 1·2루에서 다저스 선발 더스틴 메이의 5구째 직구(약 156㎞)를 공략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를 터트렸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아 샌프란시스코는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7-2까지 달아난 5회말 2사 3루에서 1루 쪽 내야안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8점째를 만드는 타점을 올렸고, 8-7까지 쫓긴 7회말에도 중전 안타로 출루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김혜성의 활약도 계속됐다. 다저스가 6-8로 바짝 추격한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이날의 두 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빅리그 진출 후 첫 한 경기 2도루다. 김혜성은 또 8회초 2사 후 좌월 2루타로 출루해 장타까지 보탰다. 샌프란시스코는 8-7로 이겼고, 다저스는 7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