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반구천 암각화는 서로 2㎞ 정도 떨어진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 및 암각화’를 아우르는 단일 유산이다. 1970년 발견된 ‘천전리 암각화’는 높이 약 2.7m, 너비 9.8m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로 추정되는 글도 포함돼 있어 6세기 무렵 사회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이듬해인 1971년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 상류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자리해 있다. 높이 약 4.5m, 너비 8m(주 암면 기준) 면적의 바위 면에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그림 등약 300여점이 빼곡하다. 특히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포함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그림으로 학계에서 주목해왔다.
이들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진 과정에서 대곡천 침수에 따른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암각화 발견 6년 전인 1965년 대곡천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이 홍수 조절 등을 위해 수위를 높일 경우 그림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도상 훼손 논란이 일었다. 식수원 관리와 문화유산 보존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한 논란은 정부 차원에서 ‘사연댐 수문 추가 설치’ 계획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환경부는 사업비 647억원을 책정해 오는 2029년 말까지 사연댐 하단에 수문 3개를 설치할 예정으로 이 경우 문제되는 수위를 상당 부분 낮추는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