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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 잔디코트 윔블던서도 우승...57분만에 '더블 베이글' 진기록

중앙일보

2025.07.12 11:32 2025.07.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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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시비옹테크. AP=연합뉴스
"잔인한 57분, 그는 무자비하게 상대를 무너뜨렸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는 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이가 시비옹테크(24·세계 4위·폴란드)의 압도적 실력을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렇게 표현했다. 시비옹테크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24·12위·미국)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57분 만에 2-0(6-0 6-0)으로 완승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시비옹테크는 역대 대회 결승전에서 19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더블 베이글(두 세트 모두 6-0으로 끝나는 것)' 진기록도 작성했다.

이로써 시비옹테크는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 우승이기도 하다.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받았다. 시비옹테크는 클레이(흙)코트에서 치러지는 프랑스오픈에선 네 차례(2020·22·23·24년), 하드코트인 US오픈에서도 한 차례 우승했지만,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선 유독 약했다. 시비옹테크의 종전 윔블던 최고 성적은 2023년 8강 진출이었다.

우승 후 잔디에 주저 앉아 포효하는 시비옹테크. AP=연합뉴스
이번 대회 전까지 시비옹테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22회 우승했는데 하드코트에서 12회, 클레이코트에서 10회 정상에 올랐다. 잔디코트에서는 우승은커녕 결승에도 진출한 적이 없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바트 홈부르크오픈에서 준우승이 그나마 눈에 띄는 성과였다. 영국 BBC는 "'클레이코트의 여제' 시비옹테크는 이제 모든 유형의 코트에서 위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시비옹테크는 이번 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이번이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 이후 13개월 만의 우승이다.

또 시비옹테크는 이날 승리로 메이저 대회통산 100승(20패)을 달성했다. 2004년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가 116경기 만에 메이저 100승을 달성한 이후 최소 경기 100승 기록이다. 폴란드 선수 최초로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했고,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무패 행진을 6전 전승까지 늘렸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전적 6전 전승은 마거릿 코트(은퇴·호주), 모니카 셀레스(은퇴·미국)에 이어 시비옹테크가 세 번째다.

2002년 20세였던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시비옹테크는 23년 만에 최연소(24세)로 하드, 클레이, 잔디 코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모두 차지한 기록도 세웠다. 시비옹테크는 "사실 윔블던 우승은 꿈도 못 꿨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기뻐했다. 시비옹테크는 9월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한국 팬들과도 만난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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