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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원폭 80년] 히로시마 시장 "내달 평화기념식에 韓피폭자 초청…만날 것"

연합뉴스

2025.07.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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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사용하면 지구 전체 망가져…원폭 참상 알기 위해 히로시마 와달라" "피폭자 고령화 속 체험 전승 중요 과제…젊은 세대에 평화 메시지 전할 것"
[히로시마원폭 80년] 히로시마 시장 "내달 평화기념식에 韓피폭자 초청…만날 것"
"핵무기 사용하면 지구 전체 망가져…원폭 참상 알기 위해 히로시마 와달라"
"피폭자 고령화 속 체험 전승 중요 과제…젊은 세대에 평화 메시지 전할 것"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지난 9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여러 나라 분이 그곳에 계셨고, 지금도 살아 계신 분이 계시면 만나려고 한다"며 "한국 분과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마쓰이 시장은 이날 히로시마 시청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평화 실현을 위한 히로시마시의 구상과 내달 6일 열릴 평화기념식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히로시마시는 원폭 투하 80년을 맞아 개최하는 이번 기념식에 특별히 외국인 피폭자를 10명 내외 초청할 예정이며, 그중에는 한국 거주 피폭자도 포함됐다.
마쓰이 시장은 기념식을 계기로 한국, 미국, 브라질 등지에서 온 피폭자와 면담할 계획이다. 그는 원폭 투하 70년이었던 2015년 평화기념식 때도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사람들과 미군 포로 등도 있었다"며 한국인 피폭자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원폭과 관련해 시민사회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 간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본과 국교를 맺지 않은 북한 피폭자 대상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해결하지 못한 과제라고 말했다.
히로시마시는 한국인 피폭자를 직접 지원하는 활동은 하지 않고 있으나, 히로시마현 등과 함께 만든 방사선피폭자 의료국제협력추진협의회(HICARE)를 통해 한국인 의사 연수 등을 돕고 있다.
마쓰이 시장은 인류가 원폭 투하라는 과거의 실패를 절대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결의해야 한다면서 "원폭을 사용하면 어떤 비참한 상황을 겪는지 알기 위해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세계에는 1만2천 기가 넘는 핵무기가 있다"며 "핵무기를 쓰면 적군과 아군을 넘어 지구 전체가 망가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배경과 관련해 무력으로 상대를 압박하거나 위협하면 억제력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마쓰이 시장은 "핵무기 군축을 약속해도 누군가 파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가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 보유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식 탓에 안보 상황이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원폭 투하 4년 뒤인 1949년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도시 건설법을 시행했다. 이 법에는 항구적 평화 실현을 위해 히로시마를 '평화기념도시'로 만들고 시장은 이를 위해 부단히 활동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히로시마시는 원폭 80년을 맞아 '원폭 사망자 위령과 피폭자 지원'이라는 기존 정책 외에 '평화문화 진흥'이라는 신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전쟁 체험자와 피폭자가 고령화하는 가운데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할 젊은이를 육성하는 것이다.
마쓰이 시장은 "인간은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점점 망각해 간다"면서 "생존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86세를 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피폭자의 경험담과 평화에 대한 마음을 다음 세대에 계승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히로시마시는 피폭자 경험을 지속해서 전하기 위해 피폭자를 대신해 체험을 이야기하는 '전승자'를 기르고 피폭자 발언 모습을 모은 영상 장치를 제작하고 있다.
마쓰이 시장은 '핵무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히로시마가 내는 메시지가 부족하기 때문 아닌가'라는 질문에 "내용 측면에서는 히로시마가 말해야 할 것은 확실히 전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양적인 면에서는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히로시마가 일본에 있는 하나의 도시이지만, 세계 약 8천500개 도시가 가입한 평화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해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마쓰이 시장은 "현세대보다는 젊은 세대에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초점이 될 것"이라며 피폭자의 평화에 대한 바람이 핵무기 보유국과 각국 위정자들에게 닿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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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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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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