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열성 지지자들을 향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음모론 제기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 마가(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는 한 팀"이라면서 "결코 죽지 않는 제프리 엡스타인이라는 사람을 두고 우리의 완벽한 정부를 이기적인 자들이 흠집 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년 동안 엡스타인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엡스타인 관련 의혹은 민주당이 퍼뜨린 정치적 술수라면서 "팸 본디(법무장관)가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놔두자. 그녀는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 또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2020년 조작된 대선"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법무부와 FBI는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뉴욕의 교도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이후 정·관계의 유력인사들과 교류했던 엡스타인을 둘러싸고 성 접대 고객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엡스타인의 고객 리스트에 올라있다거나 엡스타인과 직접적 커넥션이 있다는 소문을 부인해왔다.
이번 법무부 발표에 대해 일부 극우 성향 트럼프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는 "다음에는 법무부가 '사실 엡스타인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며 조롱했고, MAGA 진영의 대표적인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본디의 해임을 요구했다.
FBI 내부에서는 엡스타인 문제를 두고 갈등도 불거졌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이날 "음모론은 진실이 아니며, 진실이었던 적도 없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으로 FBI에 입성한 댄 본지노 부국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본지노 FBI 부국장이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해 본디 장관과 충돌했고, 부국장직의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용래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