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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美와 접촉강화·갈등관리·협력확대"…트럼프 訪中 가시권

중앙일보

2025.07.12 23:13 2025.07.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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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58차 아세안 외교장관회담장에 들어가며 기자에게 발언하고 있다. AP
12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향후 미국과 “접촉강화·오판방지·갈등관리·협력확대(加强接触 防止誤判 管控分歧 拓展合作)”하겠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전망했다. 왕 부장은 이날 지난 11일 열렸던 미·중 외교장관 회담 성과를 위의 16자로 개괄했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은 건설적이었고, 양측은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평등하게 대화했다”며 “중국은 양국 외교팀의 다음 교류를 위한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16자 대미 관계를 밝힌 뒤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은 광범한 공동 이익과 폭넓은 협력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새로운 시기 중국과 미국이 이 지구 위에 공존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모색할 책임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쿠알라룸푸르 회담은 트럼프 2기 들어서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다. 특히 관세와 무역 갈등 및 대만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을 회담이 끝난 뒤 미·중 양측 모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1월 24일 첫 전화통화 후 공식 발표문과 180도 달라진 태도다. 중국 관영 선전위성방송은 12일 “양측의 긍정적 대화는 두 정상 간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며 “미·중간 긴장을 더욱 완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트럼프 2기 첫 대면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링성리(凌勝利) 외교학원 국제안보연구센터 주임은 “트럼프가 앞서 중국 방문을 시사했기 때문에 양국 외교부처의 소통은 특별히 중요하다”며 “루비오는 여전히 중국의 제재 대상인 점을 고려할 때 제3국에서 외교장관이 만나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악수도 없이 진행된 1시간여 회담을 마치고 나와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우신보(吳心伯) 푸단대 교수는 홍콩 성도일보에 이번 루비오·왕이 회담이 시기적으로 늦은 회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례에 따라 미국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 두 달 안에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거나 양국 외교팀이 제3국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반년이 지나서야 대면접촉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미·중 외무회담 결과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즉 미국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모델로 수십 명의 대기업 총수가 대표단으로 동행해 베이징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려 한다고 대만 연합보가 12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베이징 방문을 통해 미·중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승리했음을 과시하고 중국의 내수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즈니스보다 정치를 우선하는 중국으로서는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에게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한다는 다짐을 받아내고,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커진다. 우신보 교수는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월 한국에서 개최하는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중국까지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트럼프가 중국 방문에 성공하고 싶다면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한다’는 두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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