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여권이 옹호하는 과정에서 제보자를 향한 ‘2차 가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제가 본, 제가 겪어본 강선우 의원은 바른 분이다. 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갑질?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서 강 후보자를 괴롭히는 것 같아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에는 강 후보자 의원실 소속 선임비서관의 모친 오모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오씨는 “강선우 의원이 보좌진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었다면, 소위 갑질을 일삼는 사람이었다면, (내 딸이) 그 밑에서 비서로서 2년 가까운 기간을 그렇게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오씨의 글이 화제가 되면서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 ‘노사모’에서 활동한 전력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권 인사의 잇따른 강 후보자 옹호를 야권은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강선우 의원 측에서 ‘보좌관이 원래 다른 보좌진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접근했는데, 이것은 심각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원래 ‘갑질은 약자에게, 아첨은 강자에게’ 하는 거니 당연히 허 의원님 같은 국회의원에게는 (강 후보자가) 갑질 안 할 것”이라며 허 의원을 직격했다.
주말 사이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국회 보좌진 익명 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강 후보자가 가전·가구 구입 시 보좌진에 견적 비교를 지시하고, 백화점에서 명품 구매 심부름을 시켰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뒤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요구하거나, 술자리 후 대리운전을 시키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10분에 한 번씩 울리는 욕 문자와 고함으로 많은 보좌진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판은 보좌진 인증 절차를 거쳐야 글을 올릴 수 있다.
시민단체도 비판에 나섰다. 직장갑질119는 “국회와 각 정당에 보좌진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및 갑질 실태 조사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강 후보자를 직권남용,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민주당 소속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전직 보좌진 두 명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있다”며 “둘은 극심한 내부 갈등과 근태 문제 등을 일으켰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5년간 보좌진 46명이 면직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직급 변동에 따른 중복 계산이 포함된 누적 수치로 실제 면직자는 28명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갑질 의혹을 제보한 보좌진 2명을 특정해 법적 조치도 예고했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신청한 전직 보좌진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다만, 강 후보자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일 때 개최한 토론회에 나왔던 회사의 대표 1명은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회사는 당시 강 후보자의 남편이 감사로 재직 중이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