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방송된 KBS 1TV 영화 토크쇼 ‘인생이 영화’ 14회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악역의 품격을 지닌 배우 이재용 특집으로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강렬한 눈빛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배우 이재용은 ‘인생 캐릭터’와 ‘인간 이재용’ 사이의 흥미로운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재용은 오프닝부터 ‘악역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유쾌하게 흔들었다. 영화 크리에이터 라이너는 “고위직, 권력자 역할이 잘 어울린다”며 이재용의 강렬한 인상을 언급했다. 이에 이재용은 “제가 권력, 금력, 통일 지향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이재용은 의외의 개그 이력도 밝혀 패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MC 이재성이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하신 적이 있다”고 하자 이재용은 “KBS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까지 거의 그랜드슬램을 할 뻔했다”라며 여기에 시트콤 2편에 출연한 이력까지 언급, 팔색조 배우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사진]OSEN DB.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관객들에게 ‘차상곤’이라는 레전드 악역 캐릭터를 각인시킨 영화 '친구'(2001년)에 대한 이재용과 평론가들의 심도 깊은 분석이었다.
극중 불에 달군 나이프로 이준석(유오성 분)의 얼굴을 그으며 "소독했다"라는 살벌한 대사를 나른하게 던지는 장면은 이재용이 실제로 비슷한 인물을 만난 직후 찍었다는 일화도 전했고, 거의없다는 “뱀이 소를 물고 어둠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SBS 드라마 '야인시대’(2002)에서 '김두한'을 괴롭히는 일본 순사 역을 맡았던 이재용은 캐릭터마다 다른 악역 연기의 결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악역 연기 비법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재용은 “배우란 거울 같은 존재다. 인간을 탐구하고 고뇌하는 직업이다”라는 연기 철학을 밝히며 눈썹을 찌푸리고, 입을 비틀면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진짜 연기는 ‘깊이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인생의 영화’의 백미인 영화 맞수 코너에서 라이너는 앞서 언급된 ‘친구’를 거의없다는 ‘다세포 소녀’, ‘강철비’, ‘지구를 지켜라’를 선택했다.
라이너는 ‘다세포 소녀’에서 1인 9역,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재용의 연기 클래스를, 거의없다는 ‘지구를 지켜라’에서 보여준 정체불명의 기괴함을 꼽으며 치열한 토크 배틀을 펼쳐 카리스마, 철학, 유쾌함까지 다 갖춘 ‘완성형 배우’ 이재용의 진면목을 재조명했다.
단순한 리뷰를 넘어서 영화가 인생이 되는 순간을 함께 되짚는 인생 영화 토크쇼 ‘인생이 영화’는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