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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에 6900원 '편의점 삼계탕'?...외식 대신 간편 보양식 '대세'

중앙일보

2025.07.13 00:42 2025.07.1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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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주부 김 모(52) 씨는 초복(20일)을 일주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삼계탕을 사 먹자니 4인 가족이 한 끼에 10만 가까이 드는 식비가 부담스러워서다. 김 씨는 “마트·편의점에서 파는 간편식 삼계탕 맛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들었다”며 “생닭 살 값에 조금만 보태면 되는 간편 조리식을 먹어볼까 싶다”라고 말했다.

집에서 싸고,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는 '홈 보양족'을 겨냥한 유통업계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역대급 더위에 고물가가 겹치면서다.



6000원대 삼계탕 어디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복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편의점 업계다. GS25는 최근 6900원짜리 ‘닭다리누룽지삼계탕’을 내놨다. 닭 다리 2개와 인삼, 누룽지가 포함됐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하림과 손잡고 출시한 ‘세븐셀렉트 영양반계탕’과 ‘목우촌 생생누룽지닭다리삼계탕’을 할인해 1만원 수준에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삼계탕 제품. 세븐일레븐
CJ제일제당과 하림, 동원폼푸드, 동원 F&B, 오뚜기 등 간편식 삼계탕을 출시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즉석조리식품“으로 등록한 삼계탕만 63개다. 특히 이들은 삼계탕 전문점 못지않은 구성과 맛을 강조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HRM(가정간편식) 기술력을 적용해 촉촉한 식감과 육즙을 살렸다”라며 “열처리 조건을 개선해 간편식에서 자주 발생하는 뼈 부스러짐 문제도 줄였다”라고 설명했다.
GS25가 보양식으로 출시한 누룽지삼계탕과 민물장어덮밥. 사GS25


이색 보양식도

색다른 보양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최근 불도장·전가복·신라탕 등 고급 중화 보양식을 선보였다. 가격은 중식당의 5분의 1 수준이다. CU와 이마트24는 1만 원대 장어와 오리로 구성된 보양식을, GS25는 갈비탕·추어탕·닭곰탕 등 10여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GS25 관계자는 “지난해 삼계탕을 제외한 냉장 보양식 매출이 전체의 절반(54%) 이상 차지했다”라며 “냉장 보양식 라인업을 강화하고 물량도 전년과 비교해 30% 이상 늘렸다”라고 했다.

홈 보양식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건 삼복(三伏) 중 초복에 수요가 가장 많이 몰려서다. GS샵이 지난해 삼복 기간 모바일로 판매한 보양식 매출을 집계했더니 초복에 72%가 몰렸다. 말복(17%)과 중복(11%)을 더한 이상이었다. 고물가 시대에 재룟값과 외식비가 크게 오르면서 보양식 소비가 '내식(외식 반대 개념)' 위주로 바뀌고 있기도 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2일 기준 육계로 불리는 생닭의 소매 가격은 ㎏당 616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평균(5851원)보다 5.3%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삼계탕 1인분 가격은 평균 1만7654원에 달한다.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집 기본 삼계탕은 이미 2만원을 찍었다.




황수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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